앞니 몇 개는 별 탈 없이 지나갔는데 돌을 전후해 아이가 갑자기 밤마다 깨고, 주먹을 입 안쪽까지 밀어 넣으며 씹는 모습을 보이면 무슨 일인가 싶으시죠. 이 글에서는 어금니가 앞니와 어떤 점에서 다르게 올라오는지부터 짚고, 네 개씩 두 차례 나오는 시기 표, 열·귀 만지기·설사처럼 헷갈리는 신호를 가르는 기준, 밤에 깼을 때 해줄 수 있는 것, 어금니가 난 뒤 바뀌는 양치 방법까지 이어서 정리해볼게요.

어금니 이앓이가 앞니보다 힘든 이유

첫 어금니는 보통 생후 13–19개월 사이에 나오고, 앞니보다 이앓이가 심한 경우가 많아요. 앞니는 끝이 얇은 날처럼 생겨서 잇몸을 좁게 가르고 올라오지만, 어금니는 씹는 면이 넓어서 잇몸 한 부분을 넓게 밀어 올려요. 그래서 붓는 범위가 넓고, 잇몸을 뚫기 전 불편한 기간도 조금 더 길어지는 편이에요.

어금니가 나오는 자리가 입 안쪽이라는 점도 영향을 줘요. 아이가 손가락이나 장난감을 입 깊숙이 넣어 씹으려 하고, 그 자리가 턱과 귀 가까이 있어서 불편함이 귀나 볼 쪽으로 번지는 것처럼 느끼기도 해요. 부모님 눈에는 잇몸이 잘 보이지 않아서 원인을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점도 어금니 시기를 더 힘들게 만들어요.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이 시기 아이는 말과 몸짓이 늘어서 아픈 곳을 가리키기 시작한다는 점이에요. 입 안쪽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거나 볼을 문지른다면 그 자리 잇몸을 불빛에 비춰 한 번 살펴보세요. 부풀어 오르거나 하얗게 비치는 자리가 보이면 곧 올라올 신호예요.

어금니가 나오는 순서와 시기

유치는 모두 스무 개이고, 그중 어금니가 여덟 개예요. 위아래 좌우로 첫 번째 어금니 네 개가 먼저, 송곳니를 사이에 두고 두 번째 어금니 네 개가 나중에 나와요.

치아나오는 시기(대략)이 시기에 겹치는 일
첫 번째 어금니 (위)생후 13–19개월걸음마, 유아식 전환
첫 번째 어금니 (아래)생후 14–18개월낮잠이 두 번에서 한 번으로 줄어드는 시기
송곳니 (위아래)생후 16–23개월어린이집 적응이 겹치는 경우가 많아요
두 번째 어금니 (아래)생후 23–31개월두 돌 전후, 말이 늘어나는 시기
두 번째 어금니 (위)생후 25–33개월유치 스무 개가 거의 다 자리를 잡아요

표의 시기는 평균적인 범위라 몇 달 차이는 흔해요. 순서가 조금 바뀌어 송곳니보다 두 번째 어금니가 먼저 보이는 아이도 있어요. 두 돌 반이 넘도록 첫 어금니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면 그때 치과에서 한 번 확인해보시면 충분해요.

첫 번째 어금니가 나오는 시기는 이유식에서 유아식으로 넘어가는 때와 겹쳐요. 씹는 힘이 늘어나는 만큼 음식 크기와 질감을 조금씩 올리게 되는데, 이 과정은 완료기 이유식에서 유아식으로 넘어가는 방법에 월령별로 정리되어 있어요.

이앓이로 보는 신호와 다른 원인을 의심할 신호

어금니 시기는 감기·중이염·장염이 잘 생기는 시기와 겹쳐서, 모든 불편을 이 때문이라고 넘기기 쉬워요. 반대로 모든 증상을 병으로 보고 걱정하게 되기도 하고요. 아래 표에서 오른쪽 칸에 해당하면 이앓이로 두지 말고 따로 확인해주세요.

증상이앓이로 볼 수 있는 정도다른 원인을 먼저 확인할 때
체온37.5℃ 안팎의 미열38℃ 이상이 하루 넘게 이어져요
귀 만지기열 없이 놀다가 틈틈이 만져요열과 함께, 누우면 더 심하게 울어요
변침을 많이 삼켜 조금 묽어지는 정도하루 여러 번 물 같은 설사, 기저귀가 마르는 날
먹는 양딱딱한 것을 피하고 부드러운 것은 먹어요물이나 우유까지 거부해요
잠밤중에 한두 번 더 깨요달래도 한 시간 넘게 그치지 않고 울어요
잇몸한 자리가 붓고 살짝 붉어요잇몸 전체가 시뻘겋고 입안이 헐어요

연구에서도 이가 날 때 나타나는 증상은 잇몸 가려움, 침 흘림, 보챔, 미열 정도였고 고열이나 심한 설사는 이앓이와 연결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38℃를 넘는 열은 어금니 때문이라고 결론짓지 말고, 열이 난 원인을 따로 찾아보시는 게 안전해요. 열과 함께 귀를 잡고 우는 모습이 보이면 영아 중이염의 확인 기준을 함께 보시면 좋아요.

밤에 깨서 울 때 해줄 수 있는 것

어금니 이앓이가 가장 크게 드러나는 때는 밤이에요. 낮에는 놀이에 정신이 팔려 있다가, 누워서 조용해지면 잇몸의 불편함이 더 크게 느껴지거든요. 달래는 방법은 단순할수록 좋아요.

  •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 둔 치발기를 쥐여주세요. 얼린 치발기는 너무 딱딱하고 차가워서 잇몸을 오히려 다치게 할 수 있어요
  • 깨끗이 씻은 손가락이나 젖은 거즈로 어금니 자리 잇몸을 20–30초 지그시 눌러주세요. 누르는 압력이 가려움을 덜어줘요
  • 잠자리 루틴은 평소 순서 그대로 지켜주세요. 이앓이 기간에 새로 만든 습관은 이가 다 난 뒤에도 남기 쉬워요
  • 입가와 턱에 흐른 침은 자주 닦고 보습제를 얇게 발라주세요. 침이 마르면서 피부가 트는 것을 막아줘요
  • 통증 때문에 전혀 잠들지 못할 정도라면 몸무게에 맞춘 해열진통제를 소아과와 상의해서 써주세요

바르는 잇몸 마취 연고와 호박 목걸이 같은 이앓이 장신구는 권해드리지 않아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벤조카인 성분 잇몸 연고가 어린아이에게 혈액 산소 운반 이상을 일으킬 수 있고, 목걸이·팔찌는 질식과 목 졸림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어요.

밤중에 깨는 아이를 달래려고 끊었던 밤중 수유를 다시 시작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가 새로 나온 시기에 입 안에 우유가 남은 채 자면 그 어금니 홈부터 충치가 시작되기 쉬워요. 꼭 먹여야 한다면 먹인 뒤 거즈로 한 번 닦아주시거나 물을 한 모금 마시게 해주세요.

어금니가 나면 양치가 달라져요

앞니만 있을 때는 치아 면을 쓸어내리는 것으로 충분했지만, 어금니는 씹는 면에 좁고 깊은 홈이 있어요. 음식물과 세균막이 이 홈에 끼기 쉬워서, 유치 충치가 가장 먼저 생기는 자리 중 하나가 바로 어금니 씹는 면이에요.

  • 칫솔모 끝을 씹는 면에 세워서 앞뒤로 짧게 문질러주세요
  • 어금니 바깥쪽 볼 쪽 면은 입을 살짝만 벌리게 하면 볼이 느슨해져서 칫솔이 잘 들어가요
  • 치약은 만 3세 전까지 쌀알 크기의 불소 치약을 쓰고, 닦은 뒤 여러 번 헹구지 않아요
  • 첫 번째와 두 번째 어금니가 서로 붙어 자라면 그 사이는 칫솔이 닿지 않아서 치실이 필요해요

어금니가 새로 올라오는 시기에는 잇몸이 예민해서 칫솔을 싫어하는 아이가 많아요. 이때는 나오는 자리만 가볍게 지나가고 나머지 치아를 꼼꼼히 닦는 식으로 강약을 나눠주세요. 월령별 칫솔·치약 고르는 법과 거부할 때 자세를 잡는 방법은 아기 양치 시작 시기와 칫솔·치약에 있어요. 첫 어금니가 나온 뒤는 치과 정기 검진을 시작하기에도 좋은 때예요. 검진 시기와 불소 도포는 아기 첫 치과 방문 시기에서 확인해보세요.

자주 하는 오해

오해

어금니가 나는 중이면 열이 39℃까지 올라도 이앓이 때문이다.

사실

이가 나면서 생기는 열은 미열 정도예요. 38℃가 넘는 열이 이어지면 감기·중이염·요로감염처럼 따로 확인해야 할 원인이 숨어 있을 수 있어요.

오해

어차피 빠질 유치 어금니라 양치는 대충 해도 된다.

사실

유치 어금니는 만 10–12세까지 쓰는 치아예요. 일찍 충치로 빠지면 영구치가 들어올 자리가 좁아질 수 있어서, 씹는 면 홈까지 닦아주시는 것이 중요해요.

러베의 한마디

앞니 때 잘 넘어갔던 아이가 돌 무렵 밤마다 깨기 시작하면 부모님도 함께 지치기 쉬워요. 어금니 한 개가 올라오기 직전 며칠이 가장 힘들고, 나오고 나면 대개 금방 편안해져요. 열이 높거나 귀를 붙잡고 심하게 운다면 그때는 망설이지 말고 진료를 받아보세요. 이 시기도 곧 지나갈 거예요.

References

  1. Massignan C, Cardoso M, Porporatti AL, et al. Signs and symptoms of primary tooth eruption: a meta-analysis. Pediatrics. 2016;137(3):e20153501. DOI · PMID 26908659
  2. American Academy of Pediatric Dentistry. Perinatal and Infant Oral Health Care. The Reference Manual of Pediatric Dentistry. URL
  3.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Safely Soothing Teething Pain and Sensory Needs in Babies and Older Children. FDA Consumer Updates. URL

함께 읽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