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중 깨어 있음을 풀 열쇠는 대부분 밤이 아니라 낮에 있어요. 밤에 무엇을 해도 달라지지 않던 아이가 낮잠 끝나는 시각 하나를 바꾸고 나서 아침까지 이어 자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이 글은 하루 잠을 숫자로 세어보는 것부터 시작해요. 그다음 다른 이유로 깨는 경우와 가르는 방법, 낮잠과 잠자리 시각을 옮기는 순서, 깨어 있는 시간에 부모님이 할 일을 차례로 짚어볼게요.
하루에 잘 수 있는 잠을 이미 다 써버린 거예요
아기가 새벽에 깨서 울지 않고 한두 시간 노는 것은 대개 낮잠이 많거나 너무 일찍 재워서 밤에 잘 잠을 미리 써버린 신호예요. 잠은 하루 안에서 나눠 쓰는 양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어서, 낮과 저녁에 많이 자면 밤중 어딘가에 깨어 있는 구간이 생겨요. 이런 모습은 낮잠이 두 번에서 한 번으로 넘어가는 8–18개월 무렵에 특히 자주 보여요.
몸이 잠을 원하는 힘을 수면 압력이라고 불러요. 깨어 있는 시간이 길수록 이 힘이 쌓이고, 자는 동안 조금씩 풀려요. 저녁 잠자리에 들 때 수면 압력이 충분히 쌓여 있지 않으면 밤 앞쪽 몇 시간 동안 깊게 자면서 쌓인 힘을 다 써버리고, 새벽에는 다시 잠들 만큼의 힘이 남아 있지 않아요. 그래서 아기는 피곤해 보이지 않고 오히려 말똥말똥한 얼굴로 놀고 싶어 해요.
이 모습은 새벽 5시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것과는 조금 달라요. 새벽 기상은 깬 뒤 다시 잠들지 않는 것이고, 밤중 깨어 있음은 한두 시간 놀다가 다시 잠들어 아침까지 이어 자는 것이에요. 새벽 기상이 더 걱정이시라면 아기가 새벽 5시에 깨요에서 다른 갈래로 정리해두었어요.
먼저 하루 총 수면을 세어보세요
사흘 정도 낮잠과 밤잠 시각을 적어서 하루에 몇 시간을 자는지 더해보세요. 미국수면의학회(AASM)가 권하는 범위는 낮잠을 포함해 4–12개월은 12–16시간, 1–2세는 11–14시간이에요. 범위 위쪽에 가깝거나 넘는다면 잠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남아서 깨는 쪽일 가능성이 커요.
| 월령 | 하루 총 수면 권장 | 낮잠 횟수 | 낮잠이 많다고 볼 만한 신호 |
|---|---|---|---|
| 6–8개월 | 12–16시간 | 2–3회 | 낮잠 합계가 4시간을 넘고 밤중에 깨서 놀아요 |
| 9–12개월 | 12–16시간 | 2회 | 늦은 오후 낮잠이 5시 넘어서 끝나요 |
| 13–18개월 | 11–14시간 | 2회에서 1회로 넘어가는 중 | 두 번째 낮잠을 자는 날만 밤에 깨요 |
| 19–24개월 | 11–14시간 | 1회 | 한 번 낮잠이 3시간을 넘어요 |
아이마다 필요한 잠의 양이 달라서 표의 숫자는 출발점이에요. 같은 12시간이라도 어떤 아이에게는 충분하고, 어떤 아이에게는 남는 양일 수 있어요. 낮잠을 줄였더니 밤중 깨어 있는 시간이 짧아진다면 그 아이에게 맞는 총량을 찾아가고 있다는 뜻이에요. 월령별 낮잠 간격과 깨어 있는 시간은 아기 수면 시기별 총정리에서 함께 확인해주세요.
다른 이유로 깨는 밤과 나눠서 보세요
밤중에 깬다고 모두 같은 원인은 아니에요. 깨어 있는 동안의 표정과 다시 잠드는 모습을 보면 대부분 나눌 수 있어요.
| 깨어 있는 모습 | 가능성이 큰 원인 | 먼저 해볼 것 |
|---|---|---|
| 울지 않고 옹알이하며 한두 시간 놀아요 | 낮잠이 많거나 잠자리 시각이 이름 | 하루 총 수면을 세고 낮잠부터 조정해요 |
| 깨자마자 울고 먹으면 금방 다시 자요 | 배고픔, 특히 6개월 전이에요 | 수유로 달래고 낮 수유량을 살펴봐요 |
| 울면서 잇몸을 문지르거나 침을 흘려요 | 이가 올라오는 중이에요 | 잇몸 상태를 보고 불편이 크면 소아과와 상의해요 |
| 누우면 더 울고 귀를 만지며 열이 나요 | 중이염이나 감기예요 | 진료를 받아보세요 |
| 엄마 아빠를 찾으며 울고 안으면 진정돼요 | 분리불안이 늘어나는 시기예요 | 낮에 짧은 헤어짐 연습을 해봐요 |
울고 보채는 쪽이라면 수면 압력보다는 몸이 불편하거나 마음이 불안한 쪽이에요. 이때는 낮잠을 줄이기보다 원인을 먼저 살펴주셔야 해요. 반대로 기분 좋게 노는 모습이 며칠씩 같은 시각에 반복된다면 이 글의 순서대로 낮과 저녁을 조정해보세요.
낮잠과 잠자리 시각을 옮기는 순서
한 번에 여러 가지를 바꾸면 무엇이 효과가 있었는지 알기 어려워요. 아래 순서대로 하나씩, 사흘에서 일주일 간격으로 바꿔주세요.
- 늦은 오후 낮잠부터 줄여주세요. 마지막 낮잠이 오후 4시 반을 넘기지 않게 깨우거나, 길이를 15–30분 짧게 잘라주세요.
- 마지막 낮잠과 잠자리 사이 간격을 늘려주세요. 돌 무렵이라면 마지막 낮잠에서 깬 뒤 3시간 반에서 4시간은 깨어 있어야 잠자리에서 충분히 졸려요.
- 잠자리 시각이 너무 이르다면 15분씩 늦춰주세요. 저녁 6시대에 잠드는 아이라면 7시 무렵까지 조금씩 옮겨보세요.
- 아침 기상 시각을 고정해주세요. 밤중에 오래 깨어 있었더라도 아침에는 같은 시각에 깨워야 낮 리듬이 흔들리지 않아요.
- 그래도 이어진다면 낮잠 총량을 한 번 더 15–30분 줄여보세요.
낮잠을 줄이면 저녁 무렵 아이가 평소보다 보챌 수 있어요. 이건 수면 압력이 제대로 쌓이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해서, 해 질 녘에 밖으로 잠깐 나가거나 목욕 시간을 앞당겨 기분을 바꿔주시면 넘기기 쉬워요. 낮잠을 두 번에서 한 번으로 줄여야 하는 시기인지 헷갈리신다면 아이가 낮잠을 안 자려고 해요의 신호 체크를 함께 봐주세요.
깨어 있는 동안에는 지루한 밤으로 만들어주세요
낮을 조정하는 동안에도 밤중 깨어 있음은 며칠 더 이어져요. 이 시간에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깨어 있는 시간이 길어지기도, 짧아지기도 해요.
- 불을 켜지 말아주세요. 밝은 빛은 몸에 아침이라는 신호를 줘서 다시 잠들기 어렵게 해요. 필요하면 아주 어두운 주황빛 수유등만 써주세요.
- 침대나 잠자리에서 꺼내지 말아주세요. 거실로 나가거나 장난감을 주면 그 시간이 놀이 시간으로 자리 잡아요.
- 말을 걸거나 눈을 맞추며 웃어주는 건 줄여주세요. 낮은 목소리로 짧게 “아직 밤이야” 정도만 말해주세요.
- 휴대폰이나 영상은 보여주지 말아주세요. 화면의 빛과 자극이 잠을 더 멀리 밀어내요.
아기가 잠자리에서 혼자 뒹굴거나 앉아 있다면, 다치지 않을 환경인지만 확인하고 방 밖이나 문 가까이에서 조용히 기다려주셔도 괜찮아요. 다시 잠들 때 머리를 박거나 몸을 흔드는 아기도 있는데, 이런 동작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는 아기가 잠들기 전에 머리를 박아요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이럴 때는 상담을 받아보세요
대부분은 낮과 저녁의 잠을 다시 나누면 2–3주 안에 줄어들어요. 아래와 같은 모습이 함께 있다면 소아과에서 한번 이야기해보세요.
- 2–3주 동안 조정해도 일주일에 서너 번 이상 이어질 때
- 코를 심하게 골거나 자다가 숨이 멈췄다 몰아쉬는 모습이 있을 때
- 낮에도 지나치게 졸려하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흥분해 있을 때
- 밤중에 깨어 있는 동안 몸을 긁거나 비비며 괴로워할 때
- 발달이 늘지 않거나 늘던 말과 몸짓이 줄어들 때
자주 하는 오해
밤중에 깨서 놀면 잠이 부족한 거라 낮잠을 더 재워야 한다.
울지 않고 기분 좋게 논다면 잠이 남아서 깨는 경우가 더 많아요. 낮잠을 늘리면 밤중 깨어 있는 시간이 오히려 길어질 수 있어요.
깨어 있을 때 실컷 놀게 하면 지쳐서 금방 다시 잔다.
밤에 놀아주면 몸이 그 시간을 깨어 있는 시간으로 기억하기 쉬워요. 어둡고 조용하게 대해주셔야 다시 잠으로 돌아가는 길이 짧아져요.
러베의 한마디
새벽 세 시에 해맑게 웃는 아기를 보면 귀여우면서도 눈물이 날 만큼 지치시죠. 이 시간은 아기가 잠을 못 자서가 아니라 하루 잠을 나눠 쓰는 방법이 아직 서툴러서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낮잠 끝나는 시각 하나만 바꿔도 밤이 달라지기 시작하니, 2주만 기록하며 지켜봐 주세요. 곧 아침까지 이어 자는 밤이 돌아올 거예요.
References
- Paruthi S, Brooks LJ, D’Ambrosio C, et al. Recommended amount of sleep for pediatric populations: a consensus statement of the American Academy of Sleep Medicine. J Clin Sleep Med. 2016;12(6):785–786. DOI
- Mindell JA, Kuhn B, Lewin DS, Meltzer LJ, Sadeh A. Behavioral treatment of bedtime problems and night wakings in infants and young children. Sleep. 2006;29(10):1263–1276. D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