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이 잘 되지 않거나 내 몸의 가임력이 어떤 상태인지 궁금할 때, 호르몬 검사가 중요한 단서를 줘요. 호르몬은 한 가지 수치만으로 결론을 내리는 영역이 아니라 여러 항목을 함께 해석해야 의미가 분명해져요. 어떤 검사가 무엇을 보는지 미리 알아두시면 진료실에서 결과를 들을 때 한결 차분히 받아들일 수 있어요.
주요 가임력 호르몬 검사

AMH (항뮐러관 호르몬)
난소에 남아있는 난포(미성숙 난자) 수를 반영해요. 월경 주기 어느 날에든 검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리하고, 한 번의 채혈로 난소 예비능을 가늠할 수 있어요.
낮은 AMH는 난소 예비능 감소를 의미해요. 나이가 들수록 자연스럽게 낮아지는 호르몬이고, 30대 중반 이후 감소 속도가 빨라져요. AMH가 낮아도 자연 임신은 가능하지만, IVF 같은 보조 생식술에서 채취 가능한 난자 수에는 분명히 영향을 줘요.
FSH (난포자극호르몬)
월경 주기 2–4일째에 측정해요. 뇌하수체에서 분비되어 난소의 난포를 자극하는 역할을 해요. 같은 날 채혈한 에스트라디올과 함께 보아야 해석이 정확해져요.
FSH가 높다는 건 난소가 같은 자극에 잘 반응하지 않아서 뇌하수체가 더 큰 신호를 보내는 상태를 의미해요. 일반적으로 10mIU/mL 이상이면 난소 기능 저하를 의심하기 시작해요.
LH (황체형성호르몬)
평소에는 낮게 유지되다가 배란 직전 급격히 솟아오르는데, 이를 LH 급등이라고 해요. 배란 예측 키트가 측정하는 호르몬이 바로 LH이고, 양성이 뜨면 24–36시간 안에 배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요.
기저 LH가 평소부터 높은 경우 FSH/LH 비와 함께 보았을 때 다낭성 난소 증후군(PCOS)을 의심할 수 있어요. PCOS에서는 LH/FSH 비가 2 이상으로 올라가는 경향이 있어요.
에스트라디올 (E2)
월경 주기 2–4일째 FSH와 함께 측정해요. E2가 높으면 음성 피드백으로 FSH 수치가 낮게 측정되어 결과 해석이 왜곡될 수 있어요. 그래서 두 호르몬은 거의 항상 함께 봐요.
정상 범위의 E2와 함께 FSH가 낮다면 난소 기능이 비교적 잘 유지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돼요.
프로게스테론
배란 후 황체기(월경 예상일로부터 7–8일 전)에 측정해요. 보통 주기 21일경에 채혈해요. 일정 수준 이상의 프로게스테론이 확인되면 배란이 정상적으로 일어났다는 간접 증거가 돼요.
황체기 프로게스테론이 낮으면 황체기 결함을 의심하고 추가 검사나 보충 요법을 고려해요.
갑상선 호르몬 (TSH)
갑상선 기능 이상이 배란과 임신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난임 검사 시 기본으로 함께 확인해요. 임신 준비 중에는 TSH를 2.5mIU/L 이하로 유지하는 게 권장되는 경우가 많아요.
프로락틴 (Prolactin)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평소보다 높으면 배란을 억제할 수 있어요. 무월경·희발월경이 있거나 유즙 분비가 있다면 프로락틴을 함께 검사해요.
검사 시기
대부분의 호르몬 검사는 월경 주기에 맞춰 시행해야 의미가 살아나요. 담당 의사가 월경 시작일에 연락해 검사 일정을 안내해 드리는 게 일반적이에요. AMH·TSH·프로락틴처럼 주기와 무관한 검사는 첫 방문에서 함께 진행해 두기도 해요.
검사 전날 격렬한 운동, 음주, 늦은 식사는 피하시는 게 좋아요. 일부 호르몬은 일중 변동이 있어 가능한 오전 시간대에 채혈하는 게 권장돼요.
결과 해석
단일 수치 하나만으로 가임력을 판단하지 않아요. 여러 호르몬을 함께 보고, 본인의 나이·월경 주기·증상까지 모두 고려해서 종합적으로 해석해요. 같은 AMH 수치라도 28세와 40세에서는 의미가 다르게 읽혀요.
수치 기준은 검사실과 키트에 따라 조금씩 달라요. 다른 병원에서 받은 결과를 비교하실 때는 단위와 기준 범위까지 함께 살펴보시는 게 안전해요. 결과 해석은 본인의 임신 계획을 함께 알고 있는 의료진과 진행하시는 걸 권해드려요.
AMH와 난소 예비능은 DHEA와 난소예비능 가이드에서,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PCOS 가이드에서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