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은 임신 여성의 10–20%가 경험하는 흔한 일이지만, 반복될 때는 원인 파악과 준비가 필요해요. 반복 유산을 경험한 분들의 어려움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렵지만, 다음 임신을 위한 준비를 하나씩 해나갈 수 있어요.

반복 유산의 정의

2회 이상 연속적인 임신 손실을 반복 유산(재발성 유산, recurrent pregnancy loss)으로 정의해요. 임신 20주 미만의 유산이 해당돼요. 기존에는 3회 이상을 기준으로 했지만, 미국생식의학회(ASRM), 영국산부인과학회(RCOG) 등 여러 기관에서 2회 이상을 검사 시작 기준으로 낮추는 추세예요. 두 번의 유산 후 원인을 찾으려는 시도가 합리적이라는 인식이 높아졌어요.

처방약병과 일기장
반복 유산의 원인 파악과 준비가 중요해요.

염색체 이상 — 가장 흔한 원인

유산된 배아의 약 50–60%에서 염색체 이상이 발견돼요. 염색체 비분리, 구조적 이상 등으로 배아 발달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임신이 유지되지 못해요. 이런 경우는 임의로 일어나는 ‘우연한’ 염색체 오류로 반복 유산의 특정 패턴과 다를 수 있어요.

부모 중 한쪽이 균형 염색체 재배열(균형 전좌, reciprocal translocation)을 가진 경우 반복 유산 위험이 높아요. 균형 전좌 보인자는 본인은 이상이 없지만 불균형 배아를 만들 확률이 높아요. 부모 핵형 검사로 확인할 수 있어요. 전좌가 있는 경우 착상 전 유전자 검사(PGT-SR)를 통한 시험관 시술을 고려하기도 해요.

항인지질 증후군(APS)

반복 유산의 원인 중 치료로 예후를 개선할 수 있는 대표적인 상태예요. 항카르디오리핀 항체, 루푸스 항응고제(LA), 베타2-당단백 I 항체가 양성인 경우 혈전 형성이 촉진돼요. 이 항체들이 태반 혈관에 혈전을 만들어 태반 혈류를 차단하고, 결과적으로 임신이 유지되지 못해요.

진단은 6–12주 이상 간격을 두고 2회 검사에서 양성인 경우로 확정해요. 단 한 번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다고 확진되지 않아요. 치료는 저용량 아스피린(하루 100mg)과 저분자 헤파린(피하 주사) 병합 요법이에요. 임신이 확인되면 시작해서 임신 말기까지 유지해요. 이 치료로 다음 임신 성공률이 유의미하게 높아져요.

자궁 구조 이상

자궁 내부 형태가 정상이 아닌 경우 배아 착상 또는 임신 유지가 어려울 수 있어요.

자궁 중격(uterine septum)은 자궁 내부를 나누는 격벽이 있는 것으로, 선천성 자궁 기형 중 반복 유산과 가장 관련이 높아요. 중격 쪽은 혈류 공급이 부족해서 착상된 배아의 발달이 어려워요. 자궁경 수술로 중격을 제거하면 다음 임신 예후가 개선돼요.

자궁내막 유착(아셔만 증후군)은 자궁내막이 손상된 후 내막 조직이 서로 달라붙는 것이에요. 소파 수술 후나 반복 유산 후 생길 수 있어요. 자궁경으로 유착을 분리한 뒤 에스트로겐으로 내막 재생을 유도해요.

점막하 자궁근종(자궁강 내로 돌출된 근종)은 착상 위치에 영향을 주어 유산 위험을 높일 수 있어요. 자궁경으로 제거할 수 있어요.

호르몬 이상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생식 기능 전반에 영향을 줘요. TSH가 높은 경우 레보티록신으로 교정해요. 임신 준비 중에는 TSH를 2.5 mIU/L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권고돼요. 갑상선 자가항체(TPO 항체) 양성인 경우 갑상선 기능이 정상이어도 유산 위험이 약간 높다는 연구들이 있어요.

약병과 달력, 진료카드
다음 임신을 위한 치료와 준비 과정이에요.

당뇨가 조절되지 않으면 임신 손실 위험이 높아요. 임신 전 혈당 조절이 우선이에요.

프로락틴이 높으면(고프로락틴혈증) 황체 기능이 억제되고 임신 유지가 어려울 수 있어요. 원인을 찾아 치료해요.

황체 기능 부전(황체기 프로게스테론 부족)은 자궁내막이 착상 유지에 충분하지 않은 상태예요. 황체기 프로게스테론 질 좌약이나 주사로 보충해요.

혈전 성향(Thrombophilia)

선천성 혈전 성향(Factor V Leiden 변이, 프로트롬빈 G20210A 변이 등)이 일부 반복 유산과 관련이 있어요. 특히 임신 중기 이후 유산과 연관이 높다는 연구들이 있어요. 검사 필요 여부는 다른 위험 요인과 함께 판단해요.

검사 항목

부모 핵형 검사(염색체 검사)예요. 항인지질 항체 검사(항카르디오리핀 항체, 루푸스 항응고제, 베타2-당단백 I 항체)로 6–12주 간격 2회 검사해야 해요. 자궁 구조 검사(자궁내강 초음파, 자궁난관조영술/HSG, 자궁경 또는 복강경, MRI)예요. 갑상선 기능 검사(TSH, Free T4), TPO 항체, 공복혈당, 프로락틴, 황체기 프로게스테론도 기본 검사에 포함돼요.

유산된 조직이 있다면 조직의 염색체 검사(배아 핵형 분석)를 시행하면 원인 파악에 도움이 돼요.

원인 불명 반복 유산

약 50%에서 위 모든 검사에서 원인을 찾지 못해요. 원인 불명인 경우에도 다음 임신에서 50–70%가 성공하는 것으로 보고돼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면역 기전(자연살해세포, T 림프구 이상 등)이나 배아 자체의 무작위 염색체 오류가 작용한다고 보고 있어요.

원인 불명이어도 포기하지 않아도 돼요. 프로게스테론 질 좌약(황체기 지지), 저용량 아스피린, 엽산 보충, 꾸준한 산전 진찰과 심리적 지지가 다음 임신 성공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자궁 중격 진단과 수술은 자궁 중격 기초 가이드에서, 항인지질 증후군과 혈전 관련 유산은 유산 기초 가이드에서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