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앞에서 광대 위에 처음 보이는 갈색 반점, 매일 아침 옷을 갈아입을 때 점점 진해지는 배꼽 아래 검은 선, 갑자기 색이 짙어진 유두를 마주하시면 “내 몸이 왜 이렇게 변하는 거지” 하는 불안이 가장 먼저 떠오르실 거예요. 인터넷엔 “기미는 평생 남는다” “임신선은 안 사라진다” 같은 단정적인 정보가 떠다녀서 마음이 더 무거우셨을 거고요. 다행히 임신 중 색소침착은 학회 가이드라인 기준으로 보면 대부분 호르몬 변화에 의한 일시적 현상이고, 출산 후 호르몬이 안정되면서 자연 회복되는 비율이 높아요. 이 글에선 임신 색소침착의 의학적 메커니즘부터 부위별 종류·시기·자외선과의 관계, 임신 중 안전한 미백 성분과 출산 후 회복 시점, 잔존 시 치료 옵션까지 한 번에 정리해드릴게요.
임신 색소침착 — 왜 한꺼번에 진해지나요
임신 중 피부색이 짙어지는 변화는 임신부의 약 90%가 어느 정도 경험하시는 매우 흔한 현상이에요. 대한피부과학회와 미국피부과학회(AAD) 자료를 종합하시면, 임신 색소침착은 단일 호르몬이 아니라 여러 호르몬이 동시에 멜라닌 세포(melanocyte, 피부의 색소를 만드는 세포)를 활성화한 결과예요.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게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에요. 두 호르몬이 임신 중 평소의 수십 배까지 늘면서 뇌하수체에서 멜라닌 세포 자극 호르몬(MSH, melanocyte-stimulating hormone)의 분비를 함께 자극해요. MSH는 그 이름 그대로 멜라닌 세포를 활성화해서 멜라닌 생성을 늘리는 호르몬이에요. 에스트로겐 자체도 멜라닌 세포에 직접 작용해 색소 생성을 촉진하기 때문에 MSH와 에스트로겐이 함께 올라가는 임신 시기엔 멜라닌 생성이 평소보다 1.5–2배까지 증가해요.
이 호르몬 자극이 전신에 동일하게 작용하지만 멜라닌 세포가 원래 많이 분포된 부위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요. 그래서 얼굴(특히 이마·볼·코·윗입술)·유두·유륜·겨드랑이·외음부·복부 중앙선처럼 평소에도 색소 세포 밀도가 높은 자리가 임신 중 가장 빠르게 진해져요. 같은 호르몬 변화에도 어떤 분은 거의 안 진해지고 어떤 분은 매우 뚜렷해지는데, 이 차이는 멜라닌 세포 자체의 활성도(=피부색 타입)에 따라 결정돼요. 피부색이 어두우신 분일수록 색소침착이 더 뚜렷하게 보이는 경향이 있어요.
여기에 자외선이 2차 자극으로 들어와요. 멜라닌 세포는 자외선을 감지하면 추가로 멜라닌을 만들어 피부를 보호하는데, 임신 중엔 호르몬으로 이미 활성화된 상태에서 자외선 자극이 더해지니까 색소 생성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요. 이게 임신 중 멜라스마(얼굴 기미)가 짧은 시간 안에 빠르게 진해지는 이유예요. 자세한 자외선 메커니즘은 표 아래 부위별 설명에서 풀어드릴게요.
부위별 임신 색소침착 종류 — 한눈에 보기
임신 중 색소가 진해지는 부위는 매우 다양해요. 흔한 6가지를 표로 모아드리고, 표 아래에서 부위별로 풀어드릴게요.
| 부위 | 명칭 | 발생률 | 시작 시기 | 출산 후 회복 |
|---|---|---|---|---|
| 얼굴(이마·볼·코·윗입술) | 멜라스마(임신 마스크) | 약 50–70% | 임신 8–24주 | 3–12개월 옅어짐, 30% 잔존 |
| 복부 중앙(배꼽 위아래) | 리네아 니그라(임신선) | 약 90% | 임신 14–20주 | 3–12개월 내 거의 소실 |
| 유두·유륜 | 유두 색소 침착 | 거의 모든 임신부 | 임신 6–12주(가장 이름) | 수유 종료 후 옅어짐, 일부 잔존 |
| 겨드랑이·사타구니 | 접힘부 색소 침착 | 약 50% | 임신 12–24주 | 6–12개월 옅어짐 |
| 외음부 | 외음부 색소 침착 | 약 70% | 임신 8–20주 | 일부 잔존 흔함 |
| 기존 점·주근깨 | 기존 색소 진해짐 | 약 70% | 임신 12–24주 | 6–12개월 옅어짐 |
표만 보셔도 임신 색소침착이 얼굴 한 곳이 아니라 전신에 분포된 멜라닌 세포가 동시에 활성화된 결과라는 게 한눈에 잡히실 거예요. 자세한 메커니즘과 케어 방법은 부위별로 풀어드릴게요.
멜라스마(얼굴 기미·임신 마스크)
멜라스마(melasma, 임신 마스크라고도 불려요)는 임신부의 약 50–70%가 경험하는 가장 흔한 얼굴 색소 변화예요. 이마·볼·코·윗입술 주변에 좌우 대칭의 갈색·연갈색 반점이 생기는 게 특징이에요. 임신 8주부터 시작될 수 있지만 가장 뚜렷해지는 시기는 12–24주 사이예요. 색의 농도는 자외선 노출량에 비례해서 여름·야외 활동이 많으신 시기에 더 진해지고, 겨울·실내 활동이 많으신 시기엔 약간 옅어지는 변동성이 있어요.
멜라스마는 멜라닌이 진피의 어느 층에 침착됐는지에 따라 표피형(epidermal)·진피형(dermal)·혼합형으로 나뉘어요. 표피형은 색이 갈색이고 윤곽이 뚜렷하며 자외선 차단으로 비교적 잘 호전돼요. 진피형은 색이 회청색이고 윤곽이 흐릿하며 회복이 더 오래 걸려요. 혼합형은 두 양상이 섞인 형태로 가장 흔해요. 임신 중에 정확한 분류는 어렵지만 출산 후 회복 속도가 다른 이유는 이 층별 차이 때문이에요.
관리의 핵심은 자외선 차단이에요. SPF 30–50, PA+++ 이상의 자외선 차단제를 외출 30분 전에 매일 발라주시고, 2–3시간마다 덧발라주시는 게 가장 효과적인 멜라스마 진행 차단법이에요. 자세한 임신 중 안전한 선크림 선택은 임신 중 스킨케어 가이드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리네아 니그라(임신선·복부 중앙 검은 선)
리네아 니그라(linea nigra)는 라틴어로 “검은 선”이라는 뜻이에요. 배꼽을 중심으로 위아래로 이어지는 1cm 이내의 갈색·검은색 세로 선이에요. 임신부의 약 90%에서 관찰되는 매우 흔한 색소 변화예요. 임신 14–20주 사이에 뚜렷해지고 임신이 진행될수록 더 진해지는 경향이 있어요.
이 선이 갑자기 새로 생긴 것 같지만 사실은 임신 전에도 같은 자리에 있던 흰 선(linea alba, 리네아 알바)이에요. 복부 양쪽 복직근이 만나는 결합 조직 선이고, 임신 전엔 피부색과 비슷해서 거의 안 보이다가 임신 호르몬으로 멜라닌이 침착되면서 검은 선으로 바뀌어 보이는 거예요. 그래서 “왜 갑자기 생긴 거지” 하고 놀라실 필요는 없어요. 원래 있던 선의 색이 진해진 것뿐이에요.
리네아 니그라는 출산 후 3개월–1년 사이에 대부분 옅어지거나 거의 사라져요. 별도 치료 없이 호르몬 정상화로 자연 회복돼요. 이 부분이 “임신선은 평생 남는다”는 흔한 오해와 가장 다른 의학적 사실이에요. 자세한 리네아 니그라 정보는 임신선 가이드에서 추가로 보실 수 있어요.
유두·유륜 색소 침착
유두와 유륜이 갈색·검은빛으로 짙어지는 변화는 임신 6주부터 시작되는 가장 이른 색소 변화예요. 거의 모든 임신부에서 관찰되고, 임신이 진행되면서 더 진해져요. 일부에선 유륜 주변에 두 번째 옅은 원이 새로 생기는 “이차 유륜(secondary areola)“이 나타나기도 해요.
유두 색소 침착의 의학적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 있어요. 신생아는 시각이 매우 제한적인 상태로 태어나는데, 짙어진 유두 색이 모유 수유를 시작하는 아기에게 시각적 신호 역할을 한다는 진화 생물학적 가설이에요. 흥미로운 이론이지만 임상적으론 그저 호르몬에 의한 자연 변화로 받아주시면 돼요.
회복은 다른 부위보다 더디고 불완전한 편이에요. 출산 후 수유를 시작하시면 색이 다시 변동되고, 수유 종료 후에야 본격적으로 옅어지기 시작해요. 임신 전 색으로 완전히 돌아오는 분은 절반 정도고, 나머지에선 약간의 색소가 잔존하는 경우가 흔해요. 이게 영구적이라는 점을 미리 알고 계시면 마음의 부담이 덜하실 거예요. 의학적으론 문제가 없는 미용적 변화예요.
겨드랑이·외음부·접힘부 색소 침착
겨드랑이·사타구니·목뒤·허벅지 안쪽 같은 접힘부에 갈색·진한 색이 올라오는 변화는 임신 중반부터 흔하게 나타나요. 임신부의 약 50%가 경험하시고, 마찰·습기·호르몬이 같이 작용한 결과예요. 이 부위는 피부가 얇고 색소 세포 밀도가 평소에도 높은 자리라서 호르몬 자극에 가장 빠르게 반응해요.
외음부 색소 침착은 임신부의 약 70%에서 관찰되고, 시작 시기가 빠른 편이에요(임신 8–20주). 호르몬뿐 아니라 임신 중 골반 혈류 증가도 함께 작용하기 때문에 외음부 자체가 더 짙은 색·약간 부푼 모양으로 보일 수 있어요. 이건 임신 중 정상 변화고 산후엔 점차 회복돼요. 다만 외음부 색은 다른 부위보다 잔존하는 경우가 많아요.
접힘부·외음부 색소는 출산 후 6–12개월에 걸쳐 옅어지지만 일부 잔존이 흔한 편이에요. 별도 치료가 필요하진 않고, 임신 중 마찰·자극을 줄이시면 색의 진해짐을 어느 정도 완화하실 수 있어요. 면 소재 속옷·헐렁한 옷·향료 없는 청결제가 도움이 돼요.
기존 점·주근깨 진해짐
임신 전부터 있던 점·주근깨·반점이 갑자기 더 진하고 크게 보이는 변화도 약 70%의 임신부에서 관찰돼요. 기존 멜라닌 세포가 호르몬으로 활성화되면서 평소보다 멜라닌을 더 만들기 때문이에요. 임신 12–24주 사이에 가장 뚜렷해지고 출산 후 6–12개월에 걸쳐 자연 옅어져요.
다만 한 가지 신호는 놓치지 않으시는 게 좋아요. 임신 중 한 점이 특별히 빠르게 자라거나(6mm 이상), 색이 불균일해지거나(검정·갈색·붉은빛이 섞임), 모양이 비대칭이 되거나, 가렵고 출혈이 동반되시면 피부과 진료를 받아보시는 게 안전해요. 이건 ABCDE 점검 기준(Asymmetry·Border·Color·Diameter·Evolving)이라고 부르는 흑색종(melanoma) 감별 신호예요. 임신 호르몬이 흑색종 진행을 가속시킬 수 있다는 보고가 있어서 의심 신호가 보이시면 미루지 마시고 진료받아보세요.
임신 색소침착의 발생 시기 — 8주에서 24주가 핵심
임신 색소침착은 부위마다 시작 시기가 약간씩 다르지만 대부분 임신 8주에서 24주 사이에 시작돼서 임신 후기에 절정에 이르는 패턴을 보여요. 시기별 정리는 다음과 같아요.
- 임신 6–12주(1분기 후반): 유두·유륜 색소 침착이 가장 먼저 시작. 호르몬 변화가 가장 빠르게 반응하는 자리
- 임신 8–16주(2분기 초): 멜라스마(얼굴 기미) 시작. 자외선 노출이 많아지는 봄·여름과 겹치면 더 빠르게 진행
- 임신 14–20주(2분기 중반): 리네아 니그라(임신선) 뚜렷해짐. 배가 본격적으로 나오면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
- 임신 16–24주(2분기 후반): 겨드랑이·외음부·접힘부 색소 침착. 기존 점·주근깨 진해짐도 이 시기에 가장 뚜렷
- 임신 28–36주(3분기): 모든 부위 색이 최대치에 이르는 시기. 출산 직후부터 자연 옅어짐 시작
이 시기 분포를 알고 계시면 갑자기 한 부위에서 변화가 보이실 때 “지금 시기 맞는 변화구나” 하고 마음의 안정을 가지실 수 있어요. 시기가 너무 벗어난 변화(예: 임신 4주에 갑자기 광범위한 멜라스마)나 한 부위가 너무 급격하게 진해지는 경우엔 다른 원인(갑상선 기능 이상·애디슨병·약물 부작용 등)을 배제하기 위한 진료가 필요할 수 있어요.
자외선과 멜라스마의 관계 — 가장 큰 악화 요인
임신 중 자외선이 멜라스마를 악화시키는 메커니즘은 명확해요. 임신 호르몬으로 멜라닌 세포가 1차로 활성화된 상태에서 자외선이 2차 자극을 더하면, 평소 자외선 노출 때보다 색소 생성이 1.5–2배 더 많이 일어나요. 이게 같은 자외선량에도 임신 중에 기미가 평소보다 훨씬 빠르고 진하게 진행되는 이유예요.
UVA와 UVB가 모두 멜라스마를 악화시키지만 임신 중 더 중요한 건 UVA예요. UVA는 진피 깊은 층까지 침투해서 멜라닌 세포에 더 깊은 자극을 주고, 유리·자동차 창문·실내 조명을 통과해 일상 곳곳에서 노출량이 누적돼요. 그래서 야외 활동이 적으셔도 매일 자외선 차단을 챙기시는 게 멜라스마 관리의 핵심이에요.
자외선 차단 우선순위는 다음과 같아요.
- 무기 자외선 차단제 매일 — 산화아연(zinc oxide)·이산화티타늄(titanium dioxide) 기반 무기 자차가 임신 중 1순위. 흡수가 거의 없고 UVA·UVB를 모두 차단
- SPF 30 이상, PA+++ 이상 — 일상엔 SPF 30–50이 충분. SPF가 더 높아도 차단율 차이는 미세
- 2–3시간마다 덧바르기 — 땀·세안으로 차단막이 흩어지기 때문에 외출이 길어지면 덧발라야 효과 유지
- 모자·양산·선글라스 — 물리적 차단이 차단제와 함께 작용해야 효과가 누적돼요
- 차 안에서도 차단 — UVA가 자동차 유리를 통과하기 때문에 운전·통근 시간에도 차단제 필요
피하시는 게 좋은 자외선 차단 성분은 옥시벤존(벤조페논-3, benzophenone-3)과 옥티녹세이트예요. 두 성분 모두 유기 자외선 차단제 중에 호르몬 교란 가능성이 논의되는 성분이라 임신 중엔 무기 자외선 차단제로 바꿔주시는 게 안전해요. 라벨에서 oxybenzone·octinoxate 표기를 확인해주세요.
임신 중 안전한 미백 성분 — 한눈 표
임신 중에도 색소 관리를 위해 보조적으로 쓰실 수 있는 미백 성분이 있어요. 안전한 것과 금기인 것을 한 표로 정리해드릴게요.
| 성분 | 안전성 | 효능 | 임신 중 사용 |
|---|---|---|---|
| 비타민 C(아스코르브산 10–15%) | 안전 | 항산화, 멜라닌 생성 억제 | 가능. 1차 권장 |
| 니아신아마이드(5% 이하) | 안전 | 멜라닌 전달 차단, 모공·홍조 개선 | 가능. 1차 권장 |
| 아젤라산(15–20%) | 안전(FDA B 등급) | 멜라닌 생성 억제, 여드름 동시 케어 | 가능. 피부과 권유 |
| 바쿠치올 | 비교적 안전 | 레티놀 대체 항노화·톤 개선 | 가능. 자료 제한적 |
| 글리콜산(10% 이하) | 비교적 안전 | 각질 제거, 톤 개선 | 저농도 가능 |
| 하이드로퀴논 | 금기 | 강력 미백 | 흡수율 35–45%로 금기 |
| 트레티노인·레티놀 | 금기 | 비타민A 유도체 | 태아 기형 위험으로 금기 |
| 코지산 | 신중 | 티로시나아제 억제 | 자료 부족, 권장 X |
비타민 C·니아신아마이드·아젤라산 — 임신 중 1차 권장 옵션
비타민 C(아스코르브산 10–15%)는 멜라닌 생성에 필요한 효소(티로시나아제)를 억제하면서 항산화 작용으로 자외선 손상을 줄이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가져요. 임신 중 안전성 자료가 충분하고 흡수율도 낮아서 매일 사용하실 수 있어요. 아침에 자외선 차단제 전에 한 단계로 추가하시면 차단 효과가 누적돼요.
니아신아마이드(5% 이하)는 멜라닌이 만들어진 후 표피 세포로 전달되는 단계를 차단해요. 멜라닌 생성을 막는 게 아니라 표면으로 올라오는 걸 막는 메커니즘이라서 비타민 C와 다른 단계에 작용해요. 두 성분은 함께 써도 안전해요. 모공·홍조·결 개선 효과도 함께 있어서 임신 중 종합 케어 성분으로 권장돼요.
아젤라산(15–20%)은 미국 FDA 임신부 위험 분류 B 등급(상대적으로 안전)으로 분류된 성분이에요. 멜라닌 생성 억제와 동시에 여드름 케어 효과가 있어서 임신 중 멜라스마·여드름이 함께 있는 분에게 피부과에서 가장 자주 권유되는 옵션이에요. 다만 처음 사용 시 가벼운 따끔거림이 있을 수 있어 저녁에 소량부터 시작하시는 게 좋아요.
하이드로퀴논·트레티노인 — 임신 중 절대 금기
하이드로퀴논은 멜라스마 치료에 가장 강력하지만 화장품 성분 중 피부 흡수율이 35–45%로 매우 높아요. 임신 중 전신 흡수 위험이 있어서 한국에선 의약품으로 분류되고 임신 중 처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에요. 라벨에서 hydroquinone 표기를 확인하시고, 임신 중에는 무조건 피해주세요.
트레티노인·레티놀 같은 레티노이드 계열은 비타민 A 유도체로, 경구 이소트레티노인이 명확한 태아 기형 유발 물질(FDA category X)로 분류돼 있어요. 외용 레티노이드는 흡수량이 적다고 알려져 있지만 안전성을 확정한 임상 연구가 없고 동물 실험에서 기형 사례가 보고된 적이 있어서 미국피부과학회·대한피부과학회 모두 임신 중·임신 계획 중·수유 중 사용을 권장하지 않아요.
라벨에서 retinol·retinyl palmitate·tretinoin·adapalene·tazarotene 표기를 확인하시고, 임신을 계획 중이시거나 임신 중·수유 중이시면 이 성분이 든 안티에이징·여드름·미백 제품을 잠시 쉬어가시는 게 안전해요. 자세한 임신 중 회피 성분 정보는 임신 중 스킨케어 가이드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출산 후 회복 시점 — 3개월부터 12개월
출산 후 임신 색소침착이 옅어지는 시점은 부위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다음 시기 안에 회복돼요.
- 출산 직후–3개월: 호르몬이 정상화되면서 새 색소 생성이 멈춤. 기존 색은 아직 잔존
- 출산 후 3–6개월: 리네아 니그라(임신선)가 가장 빨리 옅어지는 시기. 배 검은 선은 거의 사라짐
- 출산 후 6–12개월: 멜라스마(얼굴 기미)·접힘부 색소·기존 점 진해짐이 옅어지는 시기. 약 70%에서 임신 전 상태와 가까워짐
- 출산 후 12개월 이후: 잔존 색소가 안정되는 시기. 더 옅어지지 않는 색은 보통 영구적
이 시기 분포는 평균적인 회복 패턴이고 개인차가 있어요. 모유 수유를 오래 하시는 분일수록 회복이 약간 더디고, 자외선 노출이 많은 분일수록 멜라스마 잔존 비율이 올라가요. 자외선 차단을 출산 후에도 꾸준히 챙기시면 잔존 가능성을 절반 가까이 낮출 수 있어요.
회복이 더디시거나 출산 후 12개월이 지나도 색이 거의 옅어지지 않은 부위가 있으시면 피부과 상담을 받아보시는 게 좋아요. 잔존 색소엔 본격적인 치료 옵션이 있어서 미용적으로 신경 쓰이는 부분은 수유 종료 후에 충분히 개선하실 수 있어요.
잔존 시 치료 옵션 — 수유 종료 후가 안전
수유를 마치신 후 잔존 색소에 대한 본격 치료를 시작하실 수 있어요. 피부과에서 자주 권유되는 옵션은 다음과 같아요.
- 외용 하이드로퀴논(4%) — 수유 종료 후 사용 가능. 멜라스마에 가장 강력한 미백 효과. 보통 12주 주기로 처방
- 트레티노인·레티노이드 — 수유 종료 후 가능. 멜라닌 생성 억제 + 표피 세포 교체 가속
- 트리플 조합 크림 — 하이드로퀴논 + 트레티노인 + 외용 스테로이드를 조합한 강력 미백 처방. 피부과 처방
- 트라넥사믹산 경구 복용 — 멜라스마에 효과 입증. 1일 500–750mg, 8–12주 사용. 혈전 위험 확인 후 처방
- 픽토소·QS 레이저 — 표피·진피 멜라닌을 직접 타깃. 멜라스마엔 저에너지·다회 시술이 표준
- 케미컬 필링 — 글리콜산·살리실산·코지산 등을 활용한 표피 박리. 톤 개선에 보조적
치료 시작 전 피부과 상담에서 멜라스마의 층(표피·진피·혼합형)·색소 분포·동반 피부 상태를 평가하고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옵션을 선택하시는 게 효과·안전 측면에서 유리해요. 자가로 강한 미백 제품을 사용하시기보단 피부과 처방·상담을 거쳐 단계적으로 진행하시는 게 안전해요.
치료 중에도 자외선 차단은 반드시 함께 해주셔야 해요. 미백 치료로 옅어진 색소가 자외선 자극으로 다시 빨리 진해질 수 있어서, 차단 + 치료 + 보습 세 가지를 함께 챙기시는 게 멜라스마 관리의 표준이에요.
자주 하는 오해
임신선(배 검은 선)은 평생 남는 영구적 변화예요.
대부분 출산 후 3개월에서 12개월 사이에 자연스럽게 옅어지거나 거의 사라져요. 임신선은 임신 전부터 있던 흰 선(linea alba)에 임신 호르몬이 색소를 침착시킨 일시적 변화라서, 호르몬이 정상으로 돌아오면 색소도 함께 줄어들어요. 별도 치료 없이 시간이 해결해주는 자연 변화로 보시면 돼요. 영구적이라는 단정은 의학적 사실이 아니에요.
임신 중 멜라스마는 자외선과 무관하니 그늘에만 있으면 안 진해져요.
자외선은 임신 멜라스마의 가장 큰 악화 요인이에요. 호르몬이 1차로 활성화한 멜라닌 세포에 자외선이 2차 자극으로 더해지면 평소보다 색소 생성이 1.5–2배 빠르고 진해져요. UVA는 유리·자동차 창문·실내 조명을 통과하기 때문에 야외 활동이 적으셔도 매일 자외선 차단이 필요해요. 차단 + 모자·양산 + 무기 자차로 멜라스마 진행을 가장 효과적으로 막으실 수 있어요.
임신 중 기미가 보이니 빨리 레이저로 제거하는 게 좋아요.
임신 중·수유 중 레이저·IPL 치료는 권장되지 않아요. 임신 호르몬으로 멜라닌 세포가 활성화된 상태에서 레이저 자극이 더해지면 오히려 색소가 더 깊게 침착되는 반동성 색소 침착(rebound hyperpigmentation)이 흔히 보고돼요. 본격 치료는 수유 종료 후 호르몬이 안정되고 나서 피부과 상담으로 시작하시는 게 효과·안전 측면에서 유리해요. 임신 중엔 자외선 차단과 안전 성분으로 진행을 막는 게 최선이에요.
러베의 한마디
거울 앞에서 처음 광대 위에 갈색 반점을 보시거나 배꼽 아래 검은 선이 점점 진해지는 걸 보시면 마음이 흔들리실 수밖에 없어요. 다행히 임신 색소침착은 대부분 호르몬이 만든 일시적 변화고, 출산 후 호르몬이 정상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옅어져요. 임신선은 영구적이지 않고, 멜라스마도 자외선 차단을 잘 챙기시면 잔존 가능성을 크게 줄이실 수 있어요. 임신 중엔 무기 자외선 차단제 매일 발라주시고, 비타민 C·니아신아마이드·아젤라산 같은 안전한 성분으로 보조 관리해주시면 충분해요. 본격적인 미백 치료는 수유 종료 후로 미뤄두시고, 지금은 안전한 임신 기간에 집중해주세요. 잘 지나가실 거예요.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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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ittee on Obstetric Practice. ACOG Committee Opinion No. 776: Immune Modulating Therapies in Pregnancy and Lactation. 관련 임신 피부 변화 가이드라인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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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피부과학회 교과서 편찬위원회. 피부과학 제7판, 임신 관련 색소 변화.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