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낳고 나서 손목이 아파오는 것은 많은 분들이 경험해요. 처음에는 조금 뻐근한 정도인데 점점 심해져서, 아기를 들 때마다 찌릿한 통증이 오거나 물컵을 들기도 어려워지기도 해요. 산후 손목 통증이라고 통칭하지만, 이 중 가장 흔한 원인이 드퀘르벵 건염이에요.
드퀘르벵 건염이란
De Quervain’s tenosynovitis라고 해요. 발음하기 어려운 이름이지만, 개념은 단순해요.

손목에는 엄지손가락을 움직이는 두 힘줄이 있어요. 단무지신근(EPB)과 장무지외전근(APL)이에요. 이 두 힘줄은 손목 요측(엄지 쪽) 쪽의 좁은 터널(건초)을 통과해요. 이 터널에 염증이 생기면서 힘줄이 터널 안에서 마찰을 일으키는 것이 드퀘르벵 건염이에요.
산후에 특히 많이 발생해서 ‘새 엄마 손목(new mother’s wrist)‘이라는 별칭이 있어요. 의사 Fritz de Quervain이 19세기에 처음 기술했지만, 오늘날 가장 흔하게 보는 환자군은 신생아를 키우는 부모예요.
산후에 왜 이 부위에 염증이 생기나요
산후 손목 통증이 생기는 데는 두 가지 원인이 합쳐져요.
첫째, 반복적인 동작이에요. 아기를 들 때마다 엄지를 벌린 채로 아기 머리와 몸을 받치는 자세를 취하게 돼요. 신생아 시기 하루 평균 수유가 8–12회, 기저귀 교체가 6–8회. 각 행동마다 아기를 들고 내리는 동작이 포함돼요. 이 동작이 엄지 쪽 힘줄에 집중적으로 부담을 줘요.
둘째, 호르몬 영향이에요. 임신과 수유 기간 동안 릴랙신(relaxin)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돼요. 원래 골반 인대를 이완시켜 분만을 준비하는 호르몬인데, 온몸의 인대와 힘줄에 모두 영향을 미쳐요. 손목 힘줄과 힘줄을 감싸는 건초도 약해지고 염증에 취약해져요.
드퀘르벵 건염의 증상
통증 위치는 명확해요. 손목에서 엄지 쪽(요측, 바깥쪽) 부분이 아파요. 이 위치를 눌렀을 때 압통이 있어요.
주먹을 쥐거나 물건을 집을 때 날카로운 통증이 와요. 병뚜껑을 열거나, 열쇠를 돌리거나, 무거운 냄비를 드는 것이 어려워요.
부기가 있을 수 있어요. 손목 요측 부분이 살짝 부어 보이거나 만졌을 때 딴딴한 느낌이 나요.
심한 경우 엄지 쪽 손목에서 삐걱거리는 느낌(염발음)이 나기도 해요.
자가 진단 — 핀켈스타인 검사
핀켈스타인(Finkelstein) 검사로 스스로 확인해볼 수 있어요.
방법: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해요 → 엄지손가락을 나머지 손가락으로 덮어 주먹을 쥐어요(엄지를 안쪽으로 접어 넣은 상태) → 이 상태에서 손목을 새끼손가락 방향(아래)으로 천천히 굽혀요.
이때 엄지 쪽 손목 부위에 날카롭거나 강한 통증이 오면 드퀘르벵 건염 양성 소견이에요. 통증이 없거나 약하면 다른 원인일 수 있어요.
단순 참고 검사예요. 확진은 의사에게 받아야 해요.
자세 교정으로 부담 줄이기
손목 통증이 있을 때 아기를 돌보는 자세를 바꾸는 것이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일이에요.
아기 들 때
엄지를 크게 벌려 아기 양쪽 겨드랑이를 잡는 자세는 피해요. 이 자세가 힘줄에 가장 큰 부담을 줘요.
대신 ‘스쿠핑(scooping)’ 자세를 해요. 손바닥 전체를 컵 모양으로 만들어 아기 머리 뒤와 등을 아래에서 받쳐 올려요. 엄지에 힘을 주지 않아도 손바닥 전체로 무게가 분산돼요.
수유할 때
수유쿠션(허리 수유쿠션, 도넛 쿠션 등)을 사용해 아기 무게를 팔과 손목이 아닌 쿠션이 받치게 해요. 손목이 꺾이지 않고 중립 위치를 유지하도록 자세를 잡아요.
누운 수유(사이드라잉 포지션)도 손목 부담을 크게 줄여줘요.
일상 동작
물건을 들 때 가능하면 엄지 힘을 빼고 손바닥 전체로 받치는 방식을 써요. 컵은 손 전체로 감싸 들어요. 병뚜껑은 팔꿈치로 고정하거나 도구를 이용해요.
치료 방법
손목·엄지 스플린트(보호대)
엄지와 손목을 고정하는 스플린트형 보호대가 기본 치료예요. 힘줄이 움직이지 않게 고정해 염증이 가라앉을 시간을 줘요.
시중에 의료용 손목·엄지 고정 보호대가 판매돼요. 엄지까지 고정되는 형태여야 효과가 있어요. 손목만 잡는 일반 보호대는 효과가 덜해요.
수유 중이나 아기 돌보는 동안에도 착용할 수 있어요. 특히 통증이 심한 낮 시간과 밤에 착용하고, 통증이 줄어들면 낮 시간 착용 시간을 줄여가요.
소염 진통제
이부프로펜 같은 비스테로이드 소염제(NSAID)가 통증과 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돼요. 수유 중 이부프로펜 복용은 소량이 모유로 이행하지만 일반적으로 수유부에게 상대적으로 안전한 약물로 분류돼요. 다만 복용 전 담당 의사나 약사와 확인해요.
냉찜질(급성기) 또는 온찜질(만성기)도 통증 완화에 도움이 돼요.
스테로이드 국소 주사
식이나 보호대로 충분히 호전되지 않으면 스테로이드 국소 주사가 가장 효과적인 치료예요. 건초 안에 직접 주사하면 빠른 시간 안에 염증이 가라앉아요.
수유 중에도 국소 주사는 시행 가능해요. 전신에 흡수되는 양이 극히 적어요. 산부인과·정형외과·재활의학과 어디서든 처방받을 수 있어요.
대부분 1–2회 주사로 호전돼요. 재발하는 경우 반복 시행할 수 있어요.
물리치료
초음파 치료, 저출력 레이저, 냉온 교대 치료 등이 보조적으로 사용돼요. 스플린트와 주사 치료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아요.
수술
매우 드물지만 보존 치료에 반응이 없는 경우 건초를 절개하는 간단한 수술을 고려해요. 대부분은 수술 없이 회복돼요.
회복에 걸리는 시간
경증이라면 자세 교정과 보호대만으로 수주 내에 호전돼요.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은 경우 수일 내에 눈에 띄게 좋아지는 분이 많아요.
중요한 것은 계속 통증이 있는데도 참고 무리하면 만성화되기 쉬워요. 통증이 가라앉지 않는다면 미루지 말고 진료를 받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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