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 이후 질 건조감, 성교통, 배뇨 불편감이 생기지만 말 못 하고 지내는 분들이 많아요. 불편한 증상을 노화의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참는 경우도 많은데, 질 위축은 치료 가능한 상태이고 방치할 이유가 없어요.
질 위축이란
에스트로겐은 질 점막의 두께, 탄력, 수분 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해요. 에스트로겐이 질 세포의 성장을 자극하고, 글리코겐(당분)을 공급하며, 젖산균(Lactobacillus)의 서식 환경을 유지해줘요. 젖산균이 분비하는 젖산이 질 내 산성 환경(pH 3.5–4.5)을 만들어 감염을 막아요.

폐경 후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 이 전체 사슬이 흔들려요. 질 점막이 얇아지고, 탄력이 줄고, 분비물이 감소해 건조해지며, pH가 올라가 감염에 취약해져요. 이것이 질 위축(vaginal atrophy)이에요.
현재는 질 증상뿐 아니라 방광과 요도 증상까지 함께 묶어 폐경 후 비뇨생식기 증후군(GSM, Genitourinary Syndrome of Menopause)이라는 포괄적 용어를 사용해요. 질 위축이라는 표현보다 GSM이 더 정확하고 광범위한 개념이에요.
언제, 누구에게 생기나요
폐경 후 여성의 절반 이상이 GSM 증상을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어요. 폐경 전환기(갱년기)부터 시작되어 폐경 이후에 점차 심해지는 경향이 있어요. 열감과 달리 시간이 지나도 저절로 좋아지지 않고 오히려 악화될 수 있어요.
폐경이 아니어도 에스트로겐이 낮아지는 상황에서는 비슷한 증상이 생길 수 있어요. 산후 모유 수유 중에는 에스트로겐이 낮아 질 건조감이 생기는 경우가 있어요. 일부 피임약도 에스트로겐 수치에 영향을 줄 수 있어요. 항암 치료나 방사선 치료로 난소 기능이 억제된 경우에도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요.
증상
질 증상으로는 건조감, 가려움, 작열감(타는 느낌)이 흔해요. 성관계 시 윤활이 안 되고 마찰이 심해지면서 통증(성교통)이나 출혈이 생기는 경우가 있어요. 분비물이 줄거나 성상이 달라지기도 해요.
비뇨기 증상도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요.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빈뇨), 갑자기 참을 수 없이 마려운 느낌(절박뇨), 반복적인 방광염(요로감염), 배뇨 시 통증이 그것이에요. 방광과 요도의 점막도 에스트로겐 영향을 받기 때문이에요.
가벼운 요실금(재채기·기침 시 소변이 새는 것)도 이 시기에 심해질 수 있어요.
일상생활 불편감이 크지만 창피하거나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증상을 이야기하고 치료를 받으면 상당히 나아질 수 있어요.
자연적으로 좋아지지 않아요
GSM은 열감이나 수면 장애처럼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 나아지는 증상과 달리, 에스트로겐 감소 환경이 지속되는 한 점차 악화되는 경향이 있어요. 방치하면 성교통으로 성 활동이 줄고, 성 활동이 줄면 질 혈류가 더 감소하면서 위축이 심해지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어요.
비호르몬 치료
질 보습제는 처방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에요. 히알루론산, 비타민 E, 폴리카르보필 성분 제품들이 있어요. 수분을 머금어 질 점막 건조감을 완화해요. 격일 또는 매일 정기적으로 사용하면 수분 상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돼요. 성관계 직전이 아니라 평소에 규칙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핵심이에요.
성관계 시에는 수용성 윤활제를 사용해요. 실리콘 기반 윤활제도 사용 가능하지만, 실리콘 성분 의료기기(다이어프램, 일부 콘돔)와 함께 쓸 때는 주의해요.
오스페미펜(Ospemifene)은 경구 비에스트로겐 약물로, SERM(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이에요. 질 점막에는 에스트로겐처럼 작용하지만 유방에는 작용하지 않는 선택적 약물이에요. 국소 에스트로겐 사용이 어려운 분들에게 대안이 돼요.
국소 에스트로겐 치료
국소 에스트로겐(질 크림, 질 좌약·정제, 질 링)이 GSM에 가장 효과적인 치료예요. 질 점막에 직접 작용해 두께, 탄력, 수분을 회복시켜요.
국소 에스트로겐은 전신 흡수량이 매우 적어요. 전신 호르몬 치료(HRT)보다 혈중 에스트로겐 농도 상승이 훨씬 작아서, HRT의 위험(유방암, 혈전 등)을 크게 우려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어요. 유방암 치료를 받은 경우에도 전문의 판단 하에 사용이 고려될 수 있어요.
처음에는 주 3–7회 사용하다가 증상이 개선되면 주 1–2회 유지 단계로 줄이는 방식이 일반적이에요. 꾸준히 사용하면 수 주에서 수 개월 내에 증상이 개선돼요.
전신 호르몬 치료(HRT)
열감, 수면 장애, 기분 변화 같은 다른 갱년기 증상도 있다면 전신 HRT가 질 증상에도 동시에 도움이 돼요. 반대로 질 위축 증상만 있는 경우에는 국소 에스트로겐이 전신 HRT보다 적합하고 부작용도 적어요.
어떤 치료가 맞는지는 전체 증상, 과거 병력, 위험 요소를 고려해 담당 산부인과 의사와 상의해요.
폐경 후 비뇨생식기 증후군(GSM) 상세 내용은 폐경 후 비뇨생식기 증후군 기초에서, 성교통 관리는 성교통 원인·부위별 치료 가이드에서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