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치아의 색 변화는 원인이 여러 갈래라서, 같은 검은색이라도 약 때문인지 세균 때문인지 충격 때문인지에 따라 해야 할 일이 전혀 달라요. 색만 보고 판단하면 필요 없는 걱정을 오래 하시거나 반대로 봐야 할 신호를 넘기기 쉬워요. 그래서 여기서는 겉에 붙은 색과 속이 바뀐 색의 차이부터 짚고, 생긴 자리와 모양, 그 전에 있었던 일 세 가지 단서로 갈래를 나누는 순서로 이어가볼게요.
착색은 겉에 붙은 색, 변색은 속이 바뀐 색이에요
아기 치아의 갈색·검은 색은 대부분 치아 속이 상한 것이 아니라 표면에 색이 붙은 착색이에요. 치아 표면에는 침 속 단백질이 만든 아주 얇은 막이 늘 덮여 있는데, 이 막이 철분이나 음식 색소, 세균이 만든 색소를 붙잡아두면 그 자리에 색이 남아요. 이런 착색은 법랑질(치아 가장 바깥의 단단한 층) 자체는 멀쩡해서, 치과에서 표면을 닦아내면 원래 색이 드러나요.
반대로 변색은 치아 안쪽에서 색이 바뀐 경우예요. 부딪힌 충격으로 치아 속 혈관에 피가 번졌거나, 충치가 법랑질을 뚫고 안쪽까지 들어갔거나, 치아가 만들어지던 시기에 영향을 받은 경우가 여기에 들어가요. 변색은 닦아서는 지워지지 않고, 원인에 따라 지켜볼지 치료할지가 달라져요.
두 경우를 가르는 가장 쉬운 방법은 손끝의 감촉이에요. 착색은 색만 있고 표면은 주변과 똑같이 매끈해요. 충치로 생긴 갈색은 표면이 거칠거나 살짝 파여 있어서 손끝이나 손톱 끝이 걸리는 느낌이 있어요. 부딪혀서 생긴 변색은 표면은 매끈하지만 한 개 치아가 통째로 어두워지는 모양이라 구별이 되고요.
색과 모양, 계기로 갈래 나누기
| 어떻게 보이나요 | 어디에 생겼나요 | 그 전에 있었던 일 | 무엇일 가능성이 높나요 |
|---|---|---|---|
| 앞니 전체에 옅은 갈색·검은 막 | 앞니 바깥면에 넓게 | 액상 철분제를 먹고 있어요 | 철분제 착색이에요 |
| 까만 점이 점선처럼 이어짐 | 잇몸선 바로 위를 따라 | 특별한 계기가 없어요 | 세균 색소로 생긴 흑색 착색이에요 |
| 한 개 치아만 분홍빛·회색 | 부딪힌 앞니 한 개 | 넘어지거나 부딪혔어요 | 치아 속 출혈로 생긴 변색이에요 |
| 갈색 선이나 점, 표면이 거칢 | 어금니 씹는 면의 홈, 앞니 사이 | 밤중 수유나 간식이 잦아요 | 충치일 가능성이 있어요 |
| 충치 자리가 새까맘 | 치료받은 자리만 | 치과에서 약을 발랐어요 | 불화은 처치 뒤의 정상 반응이에요 |
표에서 가장 흔한 것은 첫째와 둘째 줄이에요. 철분제 착색은 먹이기 시작한 뒤 몇 주 사이에 앞니 여러 개에 비슷하게 생기고, 흑색 착색은 계기 없이 잇몸선을 따라 가느다란 점선으로 나타나요. 둘 다 표면은 매끈하고, 아기가 아파하거나 먹는 것을 피하지 않아요.
넷째 줄은 충치 쪽이라 조금 더 주의가 필요해요. 충치가 진행되기 전 단계에서는 하얗고 뿌연 반점으로 먼저 보이는 경우가 많고, 그 반점이 오래 지나 갈색으로 짙어지기도 해요. 하얀 반점부터 갈색까지 단계별 모습은 아기 치아 하얀 반점 초기 충치에서 자세히 다뤘어요.
철분제를 먹고 까매졌을 때
빈혈 때문에 액상 철분제를 처방받은 아기에게 앞니 착색이 생기는 일은 드물지 않아요. 액상 철분이 치아 표면의 얇은 막과 만나 검은빛이 도는 화합물을 만들기 때문이에요. 치아가 상하는 것은 아니라서 철분제를 임의로 끊으실 이유는 없어요. 철분은 이 시기 두뇌와 혈액 발달에 중요한 영양소라, 먹이는 기간은 처방대로 채워주시는 편이 훨씬 중요해요.
새로 생기는 착색을 줄이는 방법은 앞니에 닿는 시간을 줄이는 거예요. 스포이트나 약병을 앞니 바깥이 아니라 볼 안쪽이나 혀 뒤쪽으로 넣어주시고, 먹인 뒤에는 물을 몇 모금 마시게 하거나 젖은 거즈로 앞니를 한 번 훑어주세요. 우유나 이유식에 섞어 먹이는 방법은 흡수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처방받은 곳에 먼저 여쭤보시는 게 좋아요. 이유식으로 철분을 채우는 방법은 이유식 핵심 영양소 철분·DHA·아연에 정리해두었어요.
이미 붙은 색은 칫솔질로 조금 옅어지다가 멈추는 경우가 많아요. 철분제를 다 먹은 뒤 치과 검진 때 연마로 지워달라고 하시면 되고, 급하게 따로 예약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잇몸선을 따라 까만 점선이 생겼을 때
잇몸과 치아가 만나는 선을 따라 까만 점이 줄지어 있다면 흑색 착색일 가능성이 높아요. 입안에 사는 일부 세균이 철 성분과 반응해 까만 색소를 만들고, 그 색소가 치아 표면에 붙어 생기는 모양이에요. 위아래 앞니와 어금니 바깥면에 두루 생길 수 있고, 양치를 열심히 하는 아기에게도 나타나요.
이 착색은 칫솔로는 잘 지워지지 않아서 부모님이 양치를 잘못하신 결과처럼 느끼기 쉬운데, 그렇지 않아요. 흑색 착색이 있는 아이들은 오히려 충치가 적은 편이라는 보고도 있어요. 치과에서 긁어내듯 닦아내면 지워지지만 몇 달 뒤 다시 생기는 경우가 흔해서, 정기 검진 때마다 정리한다고 생각하시면 마음이 편해요.
부딪힌 뒤 한 개 치아만 색이 변했을 때
넘어지거나 부딪힌 뒤 앞니 한 개만 어두워졌다면 치아 속 혈관에 출혈이 생긴 경우예요. 며칠 안에 분홍빛이 돌다가 몇 주에 걸쳐 회색이나 갈색으로 짙어지기도 해요. 멍이 시간이 지나며 색이 바뀌는 것과 비슷하게 이해하시면 돼요. 이 중 일부는 몇 달에 걸쳐 원래 색 가까이 돌아오고, 일부는 어두운 채로 남지만 아무 문제 없이 제때 빠지기도 해요.
그래서 색만으로 치료를 결정하지 않고 다른 신호를 함께 봐요. 그 치아 위 잇몸이 붓거나, 여드름처럼 작은 고름 주머니가 생기거나, 치아가 전보다 흔들리거나, 아기가 그쪽으로 씹기를 피한다면 속에 염증이 생긴 신호라 진료를 앞당겨주세요. 부딪힌 당일에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는 아기 앞니 부딪힘 유치 외상 응급에 순서대로 정리해두었어요.
어금니 홈의 갈색 선과 음식 색
어금니가 올라오는 돌 이후에는 씹는 면의 좁은 홈을 따라 갈색 선이 보이기도 해요. 이 홈은 칫솔모가 끝까지 닿기 어려울 만큼 좁고 깊어서, 음식 색소가 스며들어 선처럼 남는 경우와 그 안에서 충치가 시작된 경우가 겉으로 비슷하게 보여요. 홈을 따라 가는 선만 있고 주변이 하얗게 뿌옇지 않다면 색만 남은 쪽일 가능성이 높고, 선 주변이 분필처럼 하얗거나 홈 가장자리가 무너져 넓어졌다면 충치 쪽을 먼저 의심해요. 이 구분은 집에서 눈으로 하기 어려워서, 검진 때 어금니 홈을 봐달라고 따로 말씀하시면 좋아요.
음식이나 음료 색이 치아에 남는 경우도 있어요. 짙은 색 과일이나 채소 즙, 김처럼 색이 진한 음식을 자주 먹는 시기에 치태가 남아 있으면 그 치태가 먼저 물들고, 치태를 닦아내면 색도 함께 옅어져요. 그래서 음식 색은 양치 뒤에 대부분 사라지고, 사라지지 않고 같은 자리에 계속 남는다면 앞에서 본 다른 갈래를 확인해보시는 편이 정확해요. 먹는 음식을 가리실 필요는 없고, 저녁 양치 때 앞니 바깥면과 어금니 씹는 면을 한 번 더 지나가 주시는 정도면 충분해요.
집에서 확인하는 순서
밝은 곳에서 아기를 무릎에 눕히고 윗입술을 살짝 들어 올리면 앞니 바깥면과 잇몸선이 한눈에 보여요. 먼저 거즈로 침을 닦아낸 뒤 색이 어디에 어떤 모양으로 있는지 봐주세요. 그다음 깨끗한 손끝으로 그 자리를 지나가며 매끈한지 걸리는지 확인하시고, 휴대폰으로 가까이 사진을 남겨두세요. 진료실에서는 아기가 입을 오래 벌리고 있지 못해서, 잘 보이는 각도의 사진 한 장이 설명보다 정확해요.
치과에 가실 때는 네 가지를 메모해 가시면 진료가 훨씬 매끄러워요.
- 색을 처음 알아챈 시기가 언제인지
- 철분제나 다른 약을 먹고 있는지, 언제부터 먹었는지
- 최근 넘어지거나 부딪힌 일이 있었는지
- 밤중 수유나 잠들기 전 젖병이 남아 있는지
집에서 지워보려고 베이킹소다나 소금으로 문지르시는 것은 권장 드리지 않아요. 유치의 법랑질은 영구치의 절반 정도 두께라 거친 가루에 긁히기 쉽고, 긁힌 표면에는 색이 더 잘 붙어요. 평소처럼 부드러운 칫솔과 쌀알 크기의 불소 치약으로 닦는 데까지만 해주시면 충분해요. 착색 여부와 상관없이 첫 검진 시기를 아직 놓치고 계셨다면 아기 첫 치과 방문 시기와 충치 예방의 기준을 참고해주세요.
자주 하는 오해
이가 까매졌으면 충치예요.
아기 치아의 검은 색은 철분제나 세균 색소가 표면에 붙은 착색인 경우가 많아요. 표면이 매끈하고 파인 곳이 없다면 충치와는 다른 갈래이고, 치과에서 닦아내면 지워져요.
양치를 제대로 안 해줘서 착색이 생긴 거예요.
흑색 착색은 양치를 꼼꼼히 하는 아기에게도 생겨요. 입안 세균의 종류에 따라 생기는 것이라 부모님 탓이 아니고, 칫솔질만으로는 잘 지워지지 않는 것이 정상이에요.
철분제 때문에 이가 상하니 먹이지 않는 편이 낫다.
철분제 착색은 표면에만 붙은 색이라 치아를 상하게 하지 않아요. 빈혈 치료가 훨씬 중요하니 처방대로 먹이시고, 먹인 뒤 물이나 거즈로 앞니를 닦아주시면 새로 생기는 착색이 줄어요.
부딪혀서 색이 변한 이는 결국 빼야 한다.
색이 변한 것만으로 빼지는 않아요. 원래 색 가까이 돌아오거나 어두운 채로 제때 빠지는 경우도 많아서, 잇몸 붓기나 고름 주머니 같은 염증 신호가 있는지를 함께 보고 결정해요.
러베의 한마디
아기 이에서 검은 색을 처음 보신 날은 괜히 양치를 소홀히 했나 싶어 마음이 무거우셨을 거예요. 그런데 대부분은 겉에 붙은 색이라 치과에서 금방 정리되는 일이에요. 손끝으로 표면을 한 번 확인하시고, 사진 한 장과 메모를 들고 검진 때 여쭤보시면 충분해요. 마음 편히 지켜봐주세요.
References
- Day PF, Flores MT, O’Connell AC, et al.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Dental Traumatology guidelines for the management of traumatic dental injuries: 3. Injuries in the primary dentition. Dent Traumatol. 2020;36(4):343–359. DOI
- American Academy of Pediatric Dentistry. Policy on Early Childhood Caries (ECC): Classifications, Consequences, and Preventive Strategies. The Reference Manual of Pediatric Dentistry. https://www.aapd.org/research/oral-health-policies—recommendations/
- 대한소아치과학회. 영유아 구강 관리 권고안. https://www.kapd.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