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복귀가 다가오거나 아기가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해 직접 수유가 어려운 상황에서 유축기는 모유 수유를 이어가는 가장 든든한 도구예요. 처음 박스를 열어보시면 부품도 많고 사용법도 복잡해 보이지만, 일주일 정도 익숙해지시면 일상 동선에 자연스럽게 들어와요. 이 글에서는 유축이 필요한 상황과 유축기 종류 선택부터, 통증 없이 모유량을 잘 끌어내는 자극·표현 단계, 그리고 보관·해동까지 미국 모유수유의학회(ABM)와 미국 모유은행협회(HMBANA) 기준을 풀어드릴게요.
유축이 필요한 상황
유축을 시작하시는 이유는 가정마다 다양해요. 가장 흔한 다섯 가지 상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아요.

- 직장 복귀 준비 — 출근 시간 동안 아기 보호자가 모유로 수유할 수 있도록 미리 냉동 재고를 쌓아두는 경우
- NICU 아기 — 직접 수유가 불가능한 신생아 중환자실 입원 시 모유를 짜서 병원에 전달
- 수유가 어려운 아기 — 혀유착(설소대 단축증), 조산, 입천장 갈림 등으로 직접 빨기가 힘든 경우
- 유방 울혈 완화 — 출산 직후 모유가 빠르게 늘면서 가슴이 단단하게 부어올랐을 때 유축으로 압력을 풀어주는 경우
- 모유 분비량 관리 — 분비량이 부족해서 빨기 자극을 늘리거나, 분비량이 너무 많아서 일부를 조절해야 하는 경우
직장 복귀를 앞두고 계시다면 복귀 2–4주 전부터 미리 유축에 익숙해지시는 게 좋아요. 갑작스럽게 시작하시면 모유량 변화에 적응하기 어렵고, 유축에 익숙해지는 시간도 필요해요.
유축기 종류 — 어떻게 골라야 하나요
핸드 유축기
손으로 압력을 조절하는 방식이에요. 이동이 편하고 조용해서 외출 시나 가끔 사용하실 때 적합해요. 가격이 부담이 적어 보조용으로 한 개 갖춰 두시면 유용해요.
다만 손이 빨리 피로해져서 매일 여러 번 유축하기엔 무리가 있어요. 직장 복귀 후 매일 2–3회 유축이 필요하시다면 전동 유축기와 병행해서 외출 보조용으로 활용하시는 게 좋아요.
전동 유축기 — 단독·양쪽 동시·웨어러블
| 종류 | 장점 | 적합한 상황 |
|---|---|---|
| 단독 전동 | 가격 합리적, 한쪽씩 유축 | 가끔 사용, 보조용 |
| 양쪽 동시 전동 | 시간 절반, 분비량 자극 강함 | 직장 복귀, 매일 사용 |
| 웨어러블 (무선) | 핸즈프리, 이동 중 가능 | 직장·외출 중 |
직장 복귀를 앞두고 계신다면 양쪽 동시 전동 유축기를 권장 드려요. 한 번에 양쪽을 짜시면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들 뿐 아니라 옥시토신(사출 호르몬) 분비가 더 강해져서 한 번에 짜내는 양도 늘어요.
웨어러블(무선) 유축기는 브래지어 안에 직접 착용해서 다른 일을 하면서도 유축이 가능해요. 직장에서 회의 중에도 활용할 수 있어 직장맘들에게 인기가 높지만, 일반 유축기보다 흡입력이 약하다는 단점도 있어요.
정부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사업이나 보건소 대여 프로그램을 활용하시면 비용을 아낄 수 있으니 출산 전에 미리 알아보시는 게 좋아요.
유축 방법 — 통증 없이 효율적으로
플랜지 사이즈 맞추기 — 가장 자주 놓치는 부분
플랜지(컵 부분)가 유두 크기에 맞는지 확인이 가장 중요해요. 사이즈가 맞지 않으면 통증과 유두 손상이 생기고 유축량도 크게 줄어들어요.
올바른 사이즈 기준은 유두가 플랜지 터널 안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상태예요. 만약 유두가 터널에 닿아 마찰이 일어나거나, 유륜이 같이 빨려 들어가시면 사이즈를 조정하셔야 해요. 일반 유축기에 기본으로 들어 있는 24mm 플랜지가 모든 분께 맞지 않아요. 17mm, 19mm, 21mm, 24mm, 27mm 등 여러 사이즈를 시험해보시는 게 좋아요.
유두 크기는 출산 직후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첫 1–2주 사이엔 두 가지 사이즈를 갖춰두시면 좋아요.
자극 단계 → 표현 단계 전환
전동 유축기에는 보통 두 가지 모드가 있어요. 시작할 때 자극 단계(저흡입, 빠른 속도)로 1–2분 진행하시면서 사출 반사를 유도하시고, 모유가 흘러나오기 시작하면 표현 단계(더 큰 흡입, 느린 속도)로 전환해주세요.
처음부터 강한 흡입으로 시작하시면 통증만 늘고 사출 반사가 잘 일어나지 않아요. 사출 반사가 잘 작동하면 모유가 한꺼번에 흘러나오는 느낌이 들거나, 가슴이 살짝 따끔거리는 신호가 옵니다.
한 번 유축에 15–20분
한 번 유축할 때 양쪽 동시로 15–20분이 표준이에요. 모유가 더 이상 나오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2–3분 더 유지하시면 후유 단계 모유(지방이 풍부한 후유 모유)가 추가로 나와요. 후유는 칼로리가 더 높아서 아기 체중 증가에 도움이 돼요.
유축량을 늘리는 두 가지 기법
핸즈온 펌핑(Hands-on pumping) — 유축 중에 가슴을 부드럽게 손으로 누르거나 마사지하시면 한 번 유축에 30% 더 많은 모유를 짜내실 수 있어요. 유축기가 닿지 않는 유방 안쪽까지 자극이 전달돼서 더 많이 비우게 돼요.
파워 펌핑(Power pumping) — 분비량을 늘리고 싶으실 때 활용하는 방법이에요. 1시간 동안 “20분 유축 → 10분 휴식 → 10분 유축 → 10분 휴식 → 10분 유축” 사이클을 하루 1회씩 며칠 반복하시면 클러스터 수유와 비슷한 자극을 만들어 분비량이 늘어나요.
모유 보관 — 안전 기준
| 보관 방법 | 권장 기간 |
|---|---|
| 실온 (25℃ 이하) | 4시간 |
| 냉장 (4℃ 이하) | 3–4일 |
| 냉장고 안 냉동실 | 6개월 |
| 독립형 냉동고 (–18℃ 이하) | 최대 12개월 |
저장 용기는 전용 모유 보관팩 또는 BPA 없는 밀폐 용기를 사용하시면 좋아요. 한 번에 60–120ml씩 소분해 두시면 해동 시 낭비가 줄어요. 보관팩 겉면에 유축 날짜와 시간을 기재해주시고, 냉동고에서는 먼저 유축한 것부터 차례로 사용하시는 “선입선출” 원칙을 지켜주세요.
자세한 보관 기준은 모유 보관 가이드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해동과 데우기 — 면역 성분 지키기
냉동 모유는 두 가지 방법으로 해동하실 수 있어요. 가장 안전하고 영양 손실이 적은 방법은 사용 하루 전에 냉장고로 옮겨 천천히 해동하시는 것이에요.
급하실 땐 미지근한 물(37℃ 안팎)에 보관팩을 5–10분 담가 해동해주세요. 손목 안쪽에 한 방울 떨어뜨려 미지근하다 느껴지면 적정 온도예요.
전자레인지로 데우시는 건 권장 드리지 않아요. 모유 안에 부분적으로 80℃를 넘는 열점이 생겨 면역 단백질과 IgA 항체가 깨질 뿐 아니라, 한 모금에 화상을 입을 위험이 있어요. 끓는 물도 같은 이유로 피해주세요.
해동된 모유는 24시간 안에 사용하시고 재냉동은 하지 않으셔야 안전해요.
직장 복귀 준비 — 미리 챙기시면 좋은 것
복귀 2–4주 전부터 매일 1–2회 유축해 냉동 재고를 모아두세요. 한 번에 많은 양을 모으려 하시기보다 매일 조금씩 쌓아가시는 게 모유량에도 부담이 적어요.
직장에서 유축 공간과 시간을 미리 확보해두시는 것도 중요해요. 한국 근로기준법은 생후 1년 미만 영아가 있는 여성 근로자에게 1일 2회 각 30분 이상의 수유 시간을 보장하고 있어요. 인사팀에 미리 문의하셔서 유축 가능한 조용한 공간(보건실·전용 라운지 등)을 확인해두시면 복귀 후 적응이 훨씬 수월해져요.
회사에 갖춰두시면 좋은 유축 키트는 다음과 같아요.
- 양쪽 전동 또는 웨어러블 유축기 한 세트
- 플랜지·보틀 등 부품 여분 한 세트 (점심시간 세척용)
- 모유 보관팩 (사무실 냉장고 사용용)
- 휴대용 아이스팩과 보냉백 (퇴근길 운반용)
- 손소독제와 멸균 물티슈
자주 하는 오해
플랜지는 한 사이즈만 있어도 충분해요.
기본 24mm 플랜지가 모든 분께 맞지 않아요. 사이즈가 안 맞으면 통증과 유두 손상이 생기고 유축량도 줄어요. 17–27mm 중 본인 사이즈를 정확히 맞춰주세요.
강한 흡입력일수록 모유가 많이 나와요.
처음부터 강한 흡입은 통증만 늘고 사출 반사가 잘 일어나지 않아요. 자극 단계로 1–2분 시작 후 표현 단계로 전환하시는 게 가장 효율적이에요.
유축한 모유를 전자레인지로 데우면 빨라서 좋아요.
전자레인지는 부분적으로 과열되어 면역 단백질이 깨지고 화상 위험이 있어요. 미지근한 물 중탕으로 천천히 데워주세요.
러베의 한마디
처음 유축기 박스를 여실 때 막막하셨을 텐데, 일주일만 익숙해지시면 일상에 자연스럽게 들어와요. 정확한 플랜지 사이즈와 자극→표현 모드 전환 두 가지만 챙기시면 통증 없이 효율도 올라가고, 핸즈온 펌핑을 함께 활용하시면 한 번에 30%까지 더 짜내실 수 있어요. 차근차근 익숙해지실 거예요.
모유 분비 문제는 모유 부족 가이드에서, 유방 울혈은 젖몸살 가이드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References
- Eglash A, Simon L; Academy of Breastfeeding Medicine. ABM Clinical Protocol #8: Human Milk Storage Information for Home Use for Full-Term Infants, Revised 2017. Breastfeed Med. 2017;12(7):390-395.
- Morton J, Hall JY, Wong RJ et al. Combining hand techniques with electric pumping increases milk production in mothers of preterm infants. J Perinatol. 2009;29(11):757-764.
- Meier PP, Patel AL, Hoban R, Engstrom JL. Which breast pump for which mother: an evidence-based approach to individualizing breast pump technology. J Perinatol. 2016;36(7):493-4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