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 문 앞에 독감 접종 안내문이 붙기 시작하면 마음이 조금 급해지시죠. 어른은 매년 한 번 맞으면 끝인데 아기만 두 번을 맞으라고 하니 왜 다른지도 궁금하시고요. 이 글에서는 접종 횟수가 나이에 따라 갈리는 이유부터 짚어드리고, 예약 시점을 언제로 잡아야 유행 전에 항체가 올라오는지, 무료 접종 대상은 어디서 확인하는지, 접종 뒤 어디까지가 흔한 반응인지를 순서대로 정리해드릴게요.

생후 6개월이 시작선이에요

인플루엔자 백신은 생후 6개월부터 접종해요. 이보다 어린 아기는 백신을 맞아도 면역계가 항체를 충분히 만들지 못해서 접종 대상에 들어가지 않아요.

그런데 정작 인플루엔자로 가장 크게 앓는 나이가 이 6개월 미만 시기예요. 맞힐 수 없는 시기와 가장 위험한 시기가 겹치는 구조라, 이 시기 아기는 주변 사람들이 대신 방패가 되어주는 방식으로 지켜요. 구체적인 방법은 아래에서 따로 다뤄드릴게요.

생후 6개월이 접종 시즌 중간에 도래하는 아기도 그 시점부터 바로 시작하실 수 있어요. 시즌이 시작될 때 5개월이었다고 해서 그해를 통째로 건너뛰실 필요는 없어요.

처음 맞는 해에만 두 번인 이유

접종 횟수는 나이가 아니라 “인플루엔자 백신을 살면서 처음 맞는가”로 갈려요.

구분접종 횟수간격
만 9세 전에 처음 접종하는 아이그해에 2회4주 이상
이전에 접종한 적이 있는 아이매년 1회
만 9세 이후 처음 접종하는 아이1회

처음 접종하는 아이에게 두 번이 필요한 이유는 면역 기억이 아직 없기 때문이에요. 첫 번째 접종은 면역계에 바이러스의 생김새를 소개하는 단계에 가깝고, 항체는 아직 낮게 올라와요. 4주 뒤 두 번째 접종에서 면역계가 “아, 전에 봤던 그것”이라고 알아보면서 항체가 본격적으로 만들어져요. 그래서 첫 번째 한 번만 맞고 두 번째를 거르면 그해 방어력이 절반 수준에 머물러요.

두 번째 접종이 4주보다 늦어졌을 때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지 않아요. 6주가 지났든 8주가 지났든 남은 한 번만 마저 맞히시면 돼요. 4주는 최소 간격이라 그보다 빨리만 맞히지 않으시면 됩니다.

이듬해부터는 매년 1회예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해마다 조금씩 모습을 바꾸고 항체도 시간이 지나면 줄어들기 때문에, 한 번 맞았다고 다음 해까지 이어지지는 않아요.

오해

지난 시즌에 두 번 맞혔으니 이번 시즌엔 안 맞혀도 면역이 남아 있다.

사실

인플루엔자 항체는 접종 후 6개월 정도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유행하는 바이러스의 종류도 해마다 달라져요. 백신 구성도 그해 유행이 예상되는 바이러스에 맞춰 매년 새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지난 시즌에 맞은 백신은 이번 시즌 바이러스와 어긋날 수 있어요. 두 번 맞아 기초를 만들어둔 아이도 해마다 한 번씩은 새로 채워주셔야 해요.

예약은 9월, 접종 완료는 10월 안

접종 시점을 정할 때 기준이 되는 숫자는 두 개예요. 항체가 만들어지는 데 걸리는 2주, 그리고 국내 인플루엔자 유행이 본격화되는 11월 이후라는 시기예요.

상황권장 시점
처음 접종하는 아기 (2회)9월에 1차, 10월에 2차
이전에 접종한 적 있는 아이 (1회)9–10월 중 한 번
시즌 중간에 생후 6개월이 되는 아기6개월이 된 달에 1차, 4주 뒤 2차
시기를 놓친 경우유행이 지나기 전이면 언제든

처음 접종하는 아기는 2회를 4주 간격으로 채우고, 마지막 접종 후 2주가 지나야 항체가 자리를 잡아요. 역산하면 9월에 첫 접종을 시작하셔야 10월 안에 두 번째까지 끝나고 11월 유행기에 방어력이 완성돼요. 9월 예약을 권해드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시기를 놓치셨더라도 포기하실 필요는 없어요. 인플루엔자 유행은 보통 이듬해 봄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늦게 맞아도 남은 기간의 방어력은 그대로 얻으실 수 있어요. 다만 접종 시즌이 무르익으면 소아과 예약이 몰려서 원하는 날짜를 잡기 어려워지니, 여유 있게 잡아두시는 편이 편하실 거예요.

무료 접종 대상 확인하기

인플루엔자는 국가예방접종 지원 대상에 들어 있어서, 해당하는 어린이는 지정 의료기관에서 무료로 접종받으실 수 있어요. 지원 대상 연령과 사업 기간은 매년 질병관리청 공고로 확정되니, 접종 전에 예방접종도우미 누리집에서 그해 안내를 한 번 확인해주세요.

확인하실 것은 세 가지예요.

  • 우리 아기가 그해 지원 대상 연령에 들어가는지
  • 다니시는 소아과가 국가예방접종 지정 의료기관인지 (지정 기관이 아니면 같은 백신도 유료예요)
  • 지원 사업 기간이 언제까지인지

지정 의료기관은 예방접종도우미 누리집이나 모바일 앱에서 지역별로 찾아보실 수 있어요. 아기 접종 이력을 확인하고 증명서를 발급받는 방법은 영유아 예방접종 도우미에 화면 순서대로 정리해두었어요. 이전 시즌에 몇 번 맞았는지 기억이 흐릿하실 때도 이 기록을 보시면 이번 해에 1회인지 2회인지 바로 확인하실 수 있어요.

다른 백신과 같은 날 맞아도 괜찮아요

인플루엔자 백신은 다른 국가예방접종과 같은 날 접종해도 안전성이나 항체 형성이 떨어지지 않아요. 접종 부위만 서로 다른 자리로 나누어 놓으면 됩니다.

가을은 12–15개월 집중 접종이나 정기검진 일정과 겹치기 쉬운 시기예요. 굳이 날짜를 나누시면 아기가 주사를 맞는 날만 늘어나고 병원 방문 부담도 커져요. 예약하실 때 다른 차수 일정이 가까이 있는지 함께 여쭤보시면 의사 선생님이 묶어서 잡아주실 거예요. 전체 접종 일정의 큰 그림은 영아 예방접종 일정에서 월령별 표로 확인하실 수 있어요.

접종 후 흔한 반응과 진료 신호

국내에서 어린이에게 쓰는 인플루엔자 백신은 바이러스를 죽여서 만든 사백신이에요. 그래서 백신 때문에 독감에 걸리는 일은 생기지 않아요. 접종 뒤에 나타나는 증상은 면역계가 일을 시작하면서 생기는 반응이에요.

구분모습대처
흔한 반응접종 부위 통증·붉어짐·부기, 1–2일 미열, 보챔, 식욕 저하집에서 관찰, 시원한 물수건, 평소보다 일찍 재우기
관찰이 필요한 반응38℃ 이상 발열이 이틀 넘게 이어짐, 접종 부위가 계속 커짐다음 진료 시간에 소아과 방문
즉시 진료39℃ 이상 고열에 축 처짐, 호흡이 힘들어 보임, 전신 두드러기, 경련즉시 응급 진료

접종 부위 통증은 아기가 말로 표현하지 못해서 그 팔을 안 쓰거나 안아 올릴 때 우는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해요. 대개 하루 이틀이면 사라져요. 미열이 있어도 잘 놀고 잘 먹는다면 해열제 없이 지켜보셔도 괜찮고, 보채서 잠을 못 잘 정도라면 체중에 맞는 해열제를 쓰실 수 있어요.

접종 후 30분은 병원 안에서 기다려주세요. 아주 드물지만 급성 알레르기 반응은 대부분 이 시간 안에 나타나기 때문에, 병원에 계시면 바로 처치를 받으실 수 있어요.

반복되는 고열의 원인을 가리는 기준이 궁금하시면 18개월 아기 고열 반복에서 접종 반응과 감염을 구분하는 지점을 함께 보실 수 있어요.

달걀 알레르기가 있는 아기는

인플루엔자 백신은 제조 과정에서 유정란을 쓰는 경우가 많아 예전에는 달걀 알레르기를 접종 금기로 보던 시기가 있었어요. 지금은 기준이 달라졌어요. 완성된 백신에 남는 달걀 단백질의 양이 극히 적어서, 달걀을 먹고 두드러기가 나는 정도의 알레르기가 있는 아기도 일반 소아과에서 그대로 접종하는 것이 표준이에요.

달걀을 먹고 호흡 곤란이나 의식 저하 같은 아나필락시스를 겪은 적이 있다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져요. 접종 자체를 못 하는 것은 아니고, 응급 대응이 가능한 의료기관에서 맞으시고 관찰 시간을 길게 잡는 방식으로 진행해요. 예약하실 때 알레르기 병력을 미리 알려주시면 병원에서 준비해둘 수 있어요.

아기의 달걀 반응이 알레르기인지 아닌지 아직 확실하지 않으시다면 영아 음식 알러지 피부 반응에서 반응의 종류를 구분하는 기준을 먼저 보시면 도움이 돼요.

6개월이 안 된 아기를 지키는 방법

아직 접종할 수 없는 아기는 주변 사람들의 면역으로 감싸주는 방식으로 지켜요.

  • 함께 사는 가족이 모두 접종해주세요. 아기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사람이 줄어드는 만큼 아기에게 닿을 확률도 낮아져요.
  • 임신 중에 접종하시면 태반을 통해 아기에게 항체가 전달돼요. 태어난 뒤 몇 달 동안 아기를 지켜주는 항체가 되어서, 접종할 수 없는 시기의 공백을 메워줘요.
  • 아기를 안기 전에는 손을 씻어주세요. 어른의 손은 하루 동안 가장 많은 표면에 닿는 부위예요.
  • 감기 기운이 있는 어른은 아기와 거리를 두어주세요. 어른에게 가벼운 감기여도 아기에겐 훨씬 크게 올 수 있어요.

계절이 바뀌는 시기의 호흡기 감염 전반을 어떻게 막는지는 환절기 아기 감기에서 손 씻기와 환기, 습도까지 함께 정리해두었어요.

오해

독감 백신을 맞으면 그해 겨울엔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

사실

인플루엔자 백신이 막아주는 것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하나예요. 아이가 겨울에 겪는 콧물과 기침의 대부분은 라이노바이러스를 비롯한 다른 감기 바이러스가 원인이라, 접종을 마쳤어도 감기는 그대로 걸릴 수 있어요. 그렇다고 백신이 소용없다는 뜻은 아니에요. 인플루엔자는 일반 감기와 달리 고열과 심한 몸살로 시작해 폐렴이나 중이염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어서, 가장 무겁게 앓는 한 가지를 덜어내는 것만으로도 겨울이 훨씬 수월해져요.

러베의 한마디

주사 맞히러 가는 날은 부모님도 아침부터 마음이 무겁죠. 한 해에 두 번이라니 더 그러실 거예요. 그래도 처음 맞는 해만 두 번이고 다음 해부터는 한 번이면 되니, 이번 시즌만 넘기시면 훨씬 단순해져요. 9월에 예약을 잡아두시는 것 하나만 기억해두시면 나머지는 병원에서 챙겨주실 거예요. 이번 겨울, 온 가족이 무탈하게 지나가시길 바랄게요.

References

  1. 질병관리청.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 안내. URL
  2.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도우미.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안내. URL
  3. 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 Recommendations for Prevention and Control of Influenza in Children. HealthyChildren.org. URL
  4. World Health Organization. Influenza (Seasonal) — Vaccines.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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